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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여성인권 침해 강요하는 개발은 더 이상 안된다

지난 1,2일 방콕에서 아시아여성법정 열려


개발과정에 있어 여성의 동등함과 존엄성을 전제하는 것이 올바른 개발로 나아가는 길이라는 여성주의 적 시각의 개발인식이 강도 높게 제기되고 있다.

1-2일 개발과정에서 침해된 여성의 인권현실을 다룬 ‘아시아 여성 법정(Asian Women's Tribunal)’이 타이 츌라롱콘 (Chulalongkorn) 법과대학에서 개최되었다. ‘여성과 법, 개발에 관한 아태 지역 포럼(Asia Pacific Forum on Women, Law and Development, APWLD)’주최로 열린 이번 법정에는 약 100여명의 인권․여성활동가들이 참가하였다.

6가지의 여성인권침해 사례가 각 1시간 가량에 걸쳐 피해자 당사자의 직접 증언과 6명의 판사와 전체 참가자들의 질의로 진행되었으며, 증언을 뒷받침하는 슬라이드와 사진들이 제출되기도 하였다.

대표적 사례로 필리핀 선(원)주민 여성, 인도네시아 여성노동자, 타이 여성노동자, 타이 매춘 여성, 인도네시아 여성 이민노동자, 방글라데시 여성 새우(shrimp)양식자 등이 채택되어 증인으로 나왔으며 이들 피해당사자들의 생생한 증언은 참석자들의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특히, 인신매매를 당하여 일본 매춘여성이 된 타이 여성의 경우, 자신의 사생활과 인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언론에 편파적으로 노출시킨 일본 언론인에 대한 고발을 아울러 증언하여, 언론 메커니즘에 대한 참가자 모두의 분노를 사기도 하였다.

다음 날 있은 판결에서 판사 클레어런스 디아스(Clarence Dias)는 “이번 법정의 증언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개발모델의 단지 실책에 불과한 것들이 아니다. 처음 개발에 대한 비판은 마치 경제가 인간생활의 모든 것인 양 경제적 성장과 물질주의적 목표에 과도한 강조점을 둔 것에 있었다. 그러나 이제 개발은 ‘더 많이 갖는 것(having more)’이 아니라 ‘더 많이 존재하는 것(being more)’으로 정의되어야 한다. 평등과 존엄성의 고려가 개발에 있어 우선되어야 한다”라고 지적하였다. 그는 또한 판결문에서 “개발에 대한 여성시각 적 비판은 단지 개발로부터 세계 인구의 절반을 제외한 것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는 것 이상 훨씬 더 많이 수행되어야 한다. 현재 개발에 대한 접근은 여성에 대한 구조적 소외, 착취, 노예화 등을 전제하고 있다. 이러한 잘못된 개발은 실제로 가부장제에 기초한 잘못된 개발이다. 이러한 개발패러다임에서 인권은 여성을 위한 것이 아니다. 여성에 대한 강간과 모든 형태의 폭력은 인권침해일 뿐 아니라 범죄이다” 라며 개발에 대한 여성주의 시각을 설명하였다. “아시아에서 여성의 배제는 정부의 정치적 결정이다. 성적 평등함은 현실문제 라기 보다 수사학적인 미사여구로 다루어왔다. 인권으로서 여성의 권리에 대한 주장은 지난 비엔나 세계인권대회에서 국제적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렇다면, 현재 개발과 관련된 인식은 근본적으로 수정되어야 한다”고 판시 했다.

이 판결문에서 “여성은 세계시장에서 매매되는 일용품으로 남아있다. 다국적기업에 의해 세계시장에서 여성의 노동은 착취당하고 있으며, 세계화․지구화는 개발과정에 있어 여성에 대한 억압을 증가시키고 있다. 우리 앞에서 증언한 개발 비판과 개발현실은 모두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개발의 결정과정에서 여성의 배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성적인 평등함이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 법정은 증언한 사람들이 정의를 얻으려면 국가적, 지역적, 국제적 차원에서 정책과 법의 개혁을 위한 특별한 의제가 추구되어야 한다며 다음과 주장을 제기했다. 그 의제들은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그들의 잘못을 충분히 책임질 것 △세계화의 해로운 효과에 대해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효과적인 사회 안전망을 발전시킬 것 △여성의 인권침해의 원천이 되지 않도록 IMF와 세계은행의 산업구조조정정책의 재구성 △그들의 정책에 관하여 WTO나 APEC, EC같은 무역블럭에 의해 인권과 사회 충격 평가과정 채택△UN회원국들은 국제인권기구 특히 CEDAW(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 철폐협약)에 유보조항 없이 비준할 것 △비엔나 선언과 행동계획에 의해 개발에 있어 인권의 국가적․국제적 차원에서 수행 등 11가지의 주제들이다.

(<인권하루소식> 11월 10일자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