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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간첩사건 조작, 안기부를 해체하라

민가협, 전국연합 등 30여명 안기부 앞 항의집회


12.12 책임자 불기소처분과 안기부 간첩조작 사건을 규탄하는 제60차 민가협 목요집회가 10일 오후2시 탑골공원에서 1백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집회를 마친 민가협, 유가협, 전국연합, 진정추 등 재야단체 회원 30여명은 남산 안기부 앞으로 몰려가 “프락치 공작, 안기부를 해체하라” “김삼석을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1시간 이상 집회를 벌였다.

이날 민가협 목요집회에는 90년 10월 기무사(당시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 양심선언으로 2년간의 옥살이를 마치고 7일 만기 출소한 윤석양 씨가 참석했다. 당시 윤씨의 양심선언으로 민간인 사찰이 밝혀진 뒤 국방부장관, 보안사령관 등이 해임되고 노태우 대통령이 사과까지 했으나 윤씨는 단순히 ‘탈영’이라는 이류로 1심에서 3년을 선고받았다. 군사정권이 종식되고 문민정부가 들어섰으나 여전히 사법부 측의 정당한 재판을 기대할 수 없었다며 윤씨는 자신의 경우를 빌어 얘기했다. 그는 “출감하자마자 김삼석 남매사건을 통해 공작정치가 벌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출감소감을 대신했다. 또한 12.12사건은 기소유예를 내리면서 장교를 폭행한 사병에게는 하극상의 이유로 10년형을 선고한 것에서 문민정부의 반도덕성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미향(김삼석 씨 부인,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 간사)씨는 김삼석 남매 사건이 안기부의 프락치 조작에 의한 것임이 10월31일 배인오의 기자회견에서 밝혀졌다고 말한 뒤 “작년 9월 사건 발생당시 시누이 김은주 씨의 조사과정에서 조작사건인 것을 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당시 배인오 씨의 연계에 의해 사건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조사과정에서 배씨에 대한 부분은 전혀 묻질 않았고, 박상희(배인오씨 동료)씨를 통해 조작된 것이 드러났는데도 재판과정에서는 참고조차 삼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사건이 조사중이었는데도 이미 언론에서는 남매간첩사건으로 보도하는 등 앞질러 보도한 반면 최근 배인오 양심선언은 대부분의 신문이 취급하지 않음으로 ‘알아서 기는’ 관행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문제삼았다. 나아가 그는 “간첩이 아닌 사람들을 잡아 놓고 고문을 통해 간첩으로 만들어내는 안기부는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