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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이웃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봅니다"

문민시대 안기부 인권유린의 대표적 사례들


▷ 93년 9월 김삼석·김은주 남매 간첩 사건

안기부는 두 남매가 재일북한대남공작 조직과 연계되어 금품을 수수하고, 국가기밀을 누설하는 등 간첩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건과 관련, 94년 배인오(본명 백흥용) 씨는 "안기부 프락치로 활동하면서 안기부측의 요구에 따라 만들어진 조작사건"이라고 양심선언을 했으며, 권영해 안기부장도 이를 시인했다. 김은주 씨는 집행유예를 받고 석방됐으나, 김삼석 씨는 실형 4년을 선고받고 아직 복역중이다. 김은주 씨는 "첫날부터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했고, 도대체 무슨 이유로 잡혀왔는지도 모른 채 17일간 수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 94년 2월 구국전위 사건

안기부는 경희대 강사 안재구 씨 등 23명이 반국가단체를 결성해 활동했다고 발표했으나, 16명은 이 사건과 다른 혐의로 기소되었고, 나머지 7명 가운데 김상식 씨만 반국가단체 가입 예비 혐의로 기소됐다.


▷ 95년 11월 간첩 혐의로 김태년·박충렬 씨 구속

박충렬 씨: 부여에서 체포된 무장간첩 김동식의 진술(무전기를 건네주었다는)만 가지고 간첩 혐의로 연행. 변호인 접견이 금지된 채 경기도 마석과 관악산 등으로 끌려 다니며 무수한 구타와 협박을 당하며 간첩 혐의를 시인할 것을 강요당했다. 결국 간첩 혐의가 발견되지 않자 이적표현물 소지(국보법 7조)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석방됐다.

김태년 씨: "가혹행위에 따른 육체적 고통 뿐 아니라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간첩 혐의에 따른 공포와 두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결국 아무 증거도 없었고, 이적표현물 소지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다. 고향에 내려가면 이웃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다만 안기부의 발표를 믿지 않는 이웃들이 다소 위안이 되었다."


▷ 96년 12월 안기부원의 가혹행위로 분신기도한 김형찬 씨

안기부 직원 4명이 이재규(외국어대 총학생회장) 씨의 영장을 제시하며 연행한 뒤, 신당6동 파출소에서 집중 구타하며 이재규임을 시인하라고 강요. 신원조회 결과 신분이 확인됐으나, "운동권에 아는 사람 한사람만 불라"며 협박한 뒤, 재차 경기도경 대공분실로 연행. 공포감 속에 석유난로를 뒤집어 쓰고 분신을 기도해 현재 하반신 3도 화상을 입고 치료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