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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대학총장 발언으로 마녀사냥 분위기 강화 우려”

한총련 박홍 총장 명예훼손혐의 고소 방침


북한 김일성 주석 조문문제로 마녀사냥 바람이 또다시 불기 시작한 요즘, 이와 때를 같이하여 18일 김영삼 대통령과의 오찬회동에서 대학총장들의 학생운동에 대한 극단적인 발언에 인권·사회단체 등에서 91년의 ‘유서대필 사건’등을 상기시키며 반민주적이고 반 인권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주의민족통일 전국연합」(상임의장 이창복, 전국연합)은 이같은 총장들의 발언에 대해 “학생들과는 사제지간인 총장들이 우선 해야할 일은 최근 학생들이 대량 구속되는 등 정부에 일방적으로 탄압 받는 것에 대해 항의하고 선처를 요구했어야 한다”며 “지성인을 상징하는 대학총장으로서 위신을 스스로 포기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전국연합은 19일 발표한 논평에서 “전 국민이 벌인 우루과이라운드 비준반대 투쟁을 북한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단정하는 것은 농민들을 비롯한 국민들을 매도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청와대 오찬회동에 참여한 총장들은 자신들의 발언에 대해 사과할 것과 박홍 총장에 대해 즉각적인 해명과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상임의장 서경순, 민가협) 역시 박홍 총장의 발언은 학생을 책임져야할 스승으로서는 할 수 없는 상식 밖의 것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민가협은 19일 발표한 성명에서 “진정한 스승이라면 학생들의 잘못을 지적하기 이전에 스승인 자신을 되돌아봐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가협은 또 “91년 당시 ‘유서사건’으로 강기훈 이라는 한 젊은이를 살인배후로 몰아 감옥에 가둬두고 있는 현실에서 총장들의 발언으로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희생을 당할지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민가협은 “학생운동을 가리켜 북의 지령에 의해 움직인다는 논리는 독재정권이 정치적 반대자를 매장시키기 위해 사용된 낡은 수법”이라고 강조했다. 민가협은 또한 현재 5백18명의 양심수가 감옥에 있고, 날마다 각 대학과 노동현장에 공권력 투입과 불법연행, 구속 등 인권유린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한편 「한국총학생회연합」(의장 김현준, 한총련)은 20일 오전 10시 한양대 총학생회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 오찬발언과 박홍 총장의 언론인터뷰 내용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박 총장을 한총련에 대한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다.

18일 오찬회동에서 서강대 박홍 총장은 “대학가의 일부 학생들은 북한으로부터 우루과이라운드 비준반대와 주한미군기지 반납을 위한 서명운동들 벌이도록 팩시밀리로 직접 지시를 받는다”, “주사파 뒤에는 사노맹이, 사노맹은 북한 사로청이, 사로청 뒤에는 김정일이 있다”는 등 학생운동에 대한 적대적인 발언을 했다. 국민대 현승일총장은 “주사파를 다스리는데는 정부가 신속히 힘으로 다스리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