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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21개국 민간단체 320여명 남아공 총선 선거감시단 활동

2000여명의 유엔감시단과 별도 공정선거 및 폭력방지에 주력

흑인차별로 국제적 비난을 받아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정부가 국내외 압력에 굴복해 넬슨 만델라가 이끄는 아프리카민족회의(ANC)와 타협하기로 한 후, 남아공의 정치상황은 급변해 왔다. 4년 이상 걸린 민족회의와 백인정부 사이의 오랜 협상의 결과로, 오는 4월 26-28일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들이 참여하는 자유보통선거가 열릴 예정이다.

만델라의 대통령 당선이 거의 확실시되는 이번 선거에서 그 협상과정에서부터 수많은 폭력사태가 발생해왔다. 유엔은 1992년 만델라의 요청으로 감시단을 파견하였다.

한편 민간단체와 교회단체들은 같은 해, 유엔이 파견하는 감시단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그리고 폭력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 비정부단체의 참여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국제민간선거감시단을 구성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세계교회협의회(WCC) 등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흑인분리정책)에 반대하는 투쟁에 오랫동안 참여해온 교회단체 또한 이 감시단에 적극 참여할 것을 결정하였다.

2000여명 규모의 유엔감시단과는 별도로 구성된 민간선거감시단은 92년 말부터 흑백갈등이 심한 지역에서 분쟁예방활동을 펴왔다. 감시단의 구성은 세 가지 그룹으로 나누어진다.

1) 저명인사그룹: 각 나라의 영향력 있는 사회인사 및 교회지도자, 2) 전문가그룹: 갈등문제에 대한 전문적 능력을 갖춘 사람, 3) 감시단 실무활동가: 실제로 감시단 활동지역에 파견되어 대중활동을 수행하는 사람으로서 4-6주간 참여해야 한다. 4월 12일 현재 21개국에서 320여명이 추천되어 약 9000여 개의 투표소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활동에 들어갔다.

민간감시단은 지금까지 투표자의 신원확인의 문제, 투표에 대한 주민교육의 문제, 투표의 실제여건문제 등 신생정부의 탄생을 위해 중요한 기여를 해왔다(절대 다수의 흑인이 주민등록증이나 출생증명서가 없으며, 상당수의 부락이 지도에조차 표시되어 있지 않다).

민간감시단은 5가지의 역할을 부여받고 있는데, ①폭력상황의 감시와 사건 발생 시 객관적인 조사와 보고, ②필요한 경우 현장에서의 갈등 중재역할과 희생자 발생 시 긴급조치, ③유엔감시단 활동의 공정성과 중립성 감시 및 보고, ④선거기간 동안 선거부정 등 불법행위 감시 및 보고, ⑤잠재적인 폭력 발생지역에 존재함으로써 폭력의 발생과 확대를 방지함 이 그 역할이다.

이번 선거에서 국제선거감시단의 역할은 다음 두 가지 이유에서 매우 중요하다. 첫째, 이번 선거의 결과는 국내적으로도 국제적으로도 이의 없이 한 목소리로 인정되어야 새 정부가 안정될 수 있고 오랜 숙원인 정치경제안정과 인종차별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둘째, 선거감시단의 존재는, 특히 갈등의 위험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투표과정을 보호하고 폭력의 가능성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인권운동사랑방의 장소영 씨가 프랑스 천주교회 정의평화위원회의 지원으로 민간감시단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