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성인남녀, 성폭력 친고제 폐지 87% 찬성

친고제 공청회에서 특별법특위 설문조사 결과 발표


“친고죄 존폐에 관한 공청회”가 「한국여성단체연합 성폭력특별법제정 특위」(위원장 최영애, 이하 특위)주최로 28일 오후 2시 여성백인회관에서 열었다. 공청회에서는 최영애 특위위원장이 특위에서 지난 9월 8-20일 서울 부산 등 5개 도시에 사는 성인 남녀 5백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특위에서 발표한 “친고죄 존폐에 관한 설문결과”에 의하면 86.9%가 친고죄 폐지에 찬성하고 있고, 찬성 이유는 ‘성폭력 범죄를 개인적 순결상실이 아닌 강도, 폭력 등 일반범죄와 같이 사회적 범죄로 인식하도록 하기 위해’(44.9%)가 으뜸이었고 다음으로 ‘누구라도 신고할 수 있어 사건즉시 증거확보, 가해자 체포 등이 쉬울 것이므로’(27.1%), ‘그동안 고소가 어려웠던 사건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14.4%), ‘신고율이 높아지면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대책이 마련될 수 있기 때문’(13.6%) 등이었으며 정반대로 그대로 둬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13.1%에 지나지 않아 성폭력 문제를 개인의 순결상실이 아닌 사회적 범죄행위로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를 나타내 주고 있다.

더구나 친고죄를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입장의 경우(전체의 12.9%)에는 개인의 명예 보장을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으나 이들 중 68.3%는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피해자 개인의 신분을 보호할 법적 장치가 마련될 경우에는 친고죄가 폐지되어도 좋다고 응답하고 있어 우리나라 성인남녀의 대부분이 성폭행에 대한 친고죄 폐지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특위가 제안한 성폭력 특별법안과 민자당에서 내놓고 있는 법률안은 성폭력 행위자에 대한 처벌의 범위와 고소시한, 피해자 보호절차 등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위에서는 친고죄를 전면폐지하고 고소시한을 없애야 한다는 데 반해, 민자당안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 존속에 의한 성폭력 행위 등에 한해서 친고죄를 적용하지 않고 고소시한도 현재의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고 있을 뿐이다.

현재의 법대로 하더라도 성폭행한 자를 고소해도 경찰, 검찰 그리고 재판과정에서 피해자에게 가해자는 모욕과 비밀누설 등은 더욱더 성폭행자에 대한 신고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것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사상의 기밀 누설 금지 *피해자 대리인 제도 * 비공개 재판 *여성 경찰 조사관제도의 도입 등이 필요하다. 특위의 안은 이런 조항을 대부분 포함하고 있으나 민자당안은 재판의 비공개 진행 이외에 ‘수사과정에서 알게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안된다’는 일반적인 규정만을 포함하고 있어 성폭력 수사에 미흡한 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