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활동 이야기

"이것이 기후정의가 아니면 무엇이 기후정의란 말인가?"

414기후정의파업, 그리고 기후정의선언운동

활동이야기_기후정의(1).jpg

414기후정의파업(이하 ‘414파업’)을 한 지 한 달 가까이 되어가네요. 작년 9.24 기후정의행진 이후 6개월 만에 또다시 기후정의 깃발 아래 일상 활동과 생계를 멈추는 ‘파업’을 단행했습니다. 414파업 조직위원회가 초기에 세웠던 목표는 평일 세종에서 3천 명이 모이는 대중투쟁 조직이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과연 이게 가능할까?’ 싶었답니다.

결과는 3천 명을 넘어 4천 명이, 평일에, 그것도 서울이 아닌 세종에 전국 각지에서 각자의 깃발을 들고 모였습니다. 414파업은 송전탑, 신공항, 국립공원 케이블카, 석탄화력발전소, 산악열차, 농어촌파괴형 재생에너지, 핵발전소 수명연장과 핵폐기장 건설 문제를 놓고 싸우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싸움은 ‘지역문제’를 넘어 기후부정의의 현장이자 보편적인 기후정의투쟁의 장소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했습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노동, 여성, 농민, 인권, 장애, 반빈곤, 청년/청소년, 환경/생태 운동들은 연대를 넘어 더 구체적인 자기 요구를 가지고 모였습니다. 다양한 주체와 사회운동이 기후정의라는 기표 안에 자기 의미를 심기 시작한 것이지요.

기후정의동맹의 ‘기후정의선언운동’의 본격적인 시작점이 되어준 414파업

414파업을 앞두고 기후정의동맹은 414파업을 본격적인 기후정의선언운동의 시작점으로 삼고자 했습니다. 이는 곧 다양한 사회운동에게 자기 운동의 의제를 기후정의 요구로 의미화하는 작업을 본격화해보자는 제안과 같은 것이었지요. 참가선언을 조직하기 위해 만든 포스터의 제목처럼 ‘이것이 기후정의가 아니면 무엇이 기후정의란 말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요. 참가선언을 매개로 기후위기가 누구의 어떤 위기인지, 각 운동이 자기 운동의 요구와 언어로 재구성하는 물리적인 시간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결과 보건, 노동, 여성, 소수자, 종교, 문화예술 등 동맹 안팎으로 총 43개의 개인과 단체가 <414기후정의파업 참가선언>을 발표했습니다. 그 중에는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노동자회와 같이 기후운동 내에 비어있던 의제 운동의 참가선언도 포함되었습니다. 다른 한편 반빈곤 주체들, 노동안전 운동, 발전노동자, 정당과 만나는 <찾아가는기후정의선언> 간담회를 진행하며 기후정의에 대한 고민과 의미, 기후정의선언운동의 필요성을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이를 통해 기후정의운동의 주체와 의제가 점진적으로 확장되고, 기후정의가 자본주의 성장체제에 맞선 공동투쟁의 현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면서 414파업의 ‘판’은 더 넓어지고 또 깊어졌습니다.

활동이야기_기후정의(2).jpg△414파업 참가선언을 함께 만들었던 이들과 세종에서

한국의 기후정의운동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기후위기를 둘러싼 정세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기후위기에 가장 큰 책임을 가진 정부와 기업은 기후위기에 대응할 유일한 구원자 행세를 하면서 끊임없이 이윤을 축적하고, 그 결과 다시 위기는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414기후정의파업 참가선언은 자본주의를 기후위기의 직간접적인 원인으로 지목하고 ‘체제와 불평등에 맞서는 운동’으로서 기후정의운동을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기후정의에 대한 각자의 고민과 선언운동에 결합된 수준에 따라 선언의 구체성은 각기 달랐지만, 한국의 기후정의운동이 이제 막 대중운동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시기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앞으로의 기후정의선언에는 ‘자본주의 체제 반대’라는 추상적인 구호를 넘어 구체적인 사회 변화의 내용이 담길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오는 9월이면 다시 큰 대중 집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414파업을 거쳐 기후정의 담론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지금의 위기를 가속화하는 힘에 맞서는 세력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그 고민의 한가운데 기후정의선언운동은 ‘이것이 기후정의가 아니면 무엇이 기후정의란 말인가?’ 반문하는 더 많은 사회운동 세력을 모으며 반자본 체제의 변화를 이끄는 밑거름을 만들 것입니다. 기후위기에 맞서며 기후정의를 외치는 누구나 기후정의선언운동에 함께 할 수 있습니다. 혹시 어디서부터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면 <찾아가는기후정의선언>을 신청하는 것에서부터 함께 하자고요!

활동이야기_기후_찾아가는QR.jpg
△ 찾아가는 기후정의선언 신청하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