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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이야기

2021 평등의 이어달리기 온라인 농성에 함께 하고

3개월간의 신입활동가 교육기간을 마치고, 8월 24일부터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활동에 합류했다. 처음 회의를 참여했을 때, 평등의 이어달리기 온라인 농성과 오체투지에 대한 기획논의가 한창이었다. 자연스럽게 온라인 농성장 지킴이로 활동하게 됐다. ‘온라인 농성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까?’ 궁금증이 엄청나게 컸다. 9월 1일부터 16일까지 이어진 온라인 농성, 매일 10시간 동안 온라인 농성장은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을 이루어내기 위한 다양한 단체들의 집회로 채워졌다. 코로나19라는 제한된 조건에서 열린 온라인 공간이 오히려 오프라인이었다면 같은 공간에서 만나기 힘든 활동가와 시민을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게 만든 느낌이었다.

온라인 농성장 지킴이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단체 활동가와 소통하고 협업하는 경험을 했다. 온라인 농성을 막 시작하고 처음 ‘줌 바밍’을 접했을 때는 정말 당황스러웠다. 줌을 이용하고 있는 온라인 공간에 외부인이 접속해 방해하는 것을 말한다. 채팅창과 화면에서 욕설 혹은 고음으로 방해를 하는 상황이 있었다. 이때 지킴이뿐만 아니라 참여 단체와 기술팀, 함께 하는 사람들 모두가 잘 대처해나갔다.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나중에는 구호도 외치고 채팅창을 무지개 깃발로 가득 채우며 온라인 농성장의 분위기는 더 뜨거워졌다. 평등을 요구하는 공간인 온라인 농성장을 함께 지키며 매 시간 다양한 주제로 평등의 외침이 이어졌다.

사랑방은 9월 10일 ‘재난과 차별'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마당을 열었다. 한국 사회가 겪어온 재난과 재난 피해자들의 경험을 돌아보며 재난 상황에서 어떠한 차별과 불평등이 작동하는지를 살펴봤다. '재난이 드러내는 차별'과 '재난이 만들어내는 차별'에 대해서 이야기 나눔 시간을 가졌다. 이야기 손님으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서채완 님과 인권기록센터 ‘사이’ 박희정 님이 함께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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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채완 님은 코로나19인권대응네트워크 활동의 경험과 고민을 나눠줬다. 코로나19 이후로 장애인 돌봄 서비스 중단, 무료급식소 중단과 같은 공공서비스의 축소가 많았다고 한다. 필수적이어야 할 공공서비스 영역에 대한 정부의 인식은 부족하기만 했다. 당장 삶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이지만 즉각적으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언론에서도 단신으로만 보도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난 상황에 더욱 취약할 수 있는 사람들을 보이지 않는 사람처럼 취급하는 문제를 짚어줬다. 그리고 재난대응에 있어서 여러 가지 차별문제를 이야기했다. 격리 와중에 사소한 지침 위반으로 문제가 되는 분들이 연락 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서 격리조치가 현실적으로 지켜지기가 힘들다. 상황에 따른 고려는 전혀 없이 자가격리를 혼자서 알아서 해야 한다. 정신질환으로 인한 이탈의 경우에도 처벌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박희정 님은 재난과 차별 속에서의 피해자다움에 관해서 이야기해줬다. 웃어도 문제 울어도 문제가 되는 상황, 그렇게 피해자다움은 결국 피해가 아니라 피해자를 문제화하게 된다는 지점을 강조했다. 피해자 안의 다양함을 보지 못하고 피해자 안의 차이를 보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이어서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우리 사회에서 좁은 피해자 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짚어줬다. 다른 피해자를 인정하지 않거나, 피해를 말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만들고 있다고 한다. 박희정 님은 차별지금지법 제정을 위한 과정에서 ‘차별은 무엇인가’를 고민할 때, 재난 피해자들의 차별 경험과 같이 우리 사회가 아직도 발견하지 못한 차별과 그로 인한 고통을 발견하는 계기가 만들어지지 않겠냐는 기대도 같이 나눠줬다.

재난은 사회의 불평등과 차별에 맞물려서 발생한다. 재난 피해자가 겪는 차별로 인해서, 피해를 말하는 것을 주저하거나 어렵게 만든다. 이는 사회의 잘못된 시스템을 점검하고 개선해나갈 기회를 잃는 것과 같다. 재난 피해자에 대한 혐오와 낙인 혹은 차별은 결국 이 사회의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점에서도 문제다. 재난은 특정 집단이나 정체성의 문제가 아니다.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 속에서 발생하는 불평등도 계속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평등의 이어달리기 온라인 농성은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도 함께 구호를 외치고 목소리를 모아갈 수 있다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온라인 농성장에서 쌓아간 평등의 외침에 이어 10월 12일부터 11월 10일까지 도보행진 #평등길1110’이 이어진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백만보 앞으로 당기기 위한 걸음, 모두들 함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