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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대다그대

내 인생의 검사

아해

내 허리 너를 더 가까이
알고싶어 찾아본 자기공명
너댓번 사이 다소곳이
고개내민 너 나의 추간판


가원

초등학교 5학년, 시력 검사지를 외우다시피해 양쪽 시력 2.0을 획득했다. 그 이듬해 다시 검사한 시력은 0.2로 판명되었다. 검사 결과를 맹신할 수 없는 이유는 이렇듯 다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록

코로나를 겪으면서, 검사는 둘째치고 검사대상이 안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2년 전 건강보험에서 위암 무료검사대상자가 됐을 때도 기분이 묘했다. 올해도 위내시경 검사 받으라고 하는데, 벌써부터 가기 싫다.


몇 년 전 대장내시경 검사를 처음 받았는데, 운전자의 경우 왜 차를 가져오지 말라고 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아주 경미한 쇼크, 회복실에서 한참을 누워있다가 나왔는데 밥도 먹을 수가 없어서 집에 돌아와 반나절 정도 뻗어 있었다. 대장내시경은 매년 받지 않아도 되는 검사라는 것이 다행.


미류

아우. 나는 왜 다른 게 아닌, 소지품 검사가 떠오를까? 집회 인근 지하철역을 나설 때 가방 열어보라며 지켜섰던 경찰. 이건 다 공권력 운운한 디요 때문이라고 하고 싶은데, 문득 중학교 때 선생님이 가방에 든 거 다 꺼내라고 하던 게 기억나네. 그러니까 이건 공권력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시대에 대한 이야기. 그 시절로부터 무엇이 얼마나 변했는지 다시 생각해보고 싶은 요즘.


세주

지난 겨울 시간에 쫓겨 겨우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시력검사에서 안경 쓰고 0.3/1.0이 나왔다. 어.. 그럴리가? 하는 순간 다음 분~ 마침 그날 안과에 갈 일이 있어 바로 시력측정을 다시 했는데 0.9/1.0 이렇게 나왔다. 사실 과거 학교에서도 검사를 하고 특정수치가 이상하게 나와 큰 병원 안내를 받은 적이 몇 번 있는데 그렇게 해서 다시 하게 된 검사는 다 특이사항 없음이었다. 음.. 집단 건강검진의 신뢰가 순간 하락하는 순간이었다. 뭐 그럴 수도 있지~~


민선

재작년 건강검진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인생 첫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좋지 않은 습관이 다양하게 있다보니 용종 몇 개는 뗄 거라 예상했는데, 오! 깨끗하다고 했다. ㅠ0ㅠ 몸에게 참 고마웠다. 돌아오는 길 이젠 돌보리라 먹었던 마음은 금새 사그라들었고,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뭐 하나 달라진 게 없이 살고 있다. 더는 이렇게 살면 안돼!! 몸이 화내기 전에 뭐든 시작해야겠다.


어쓰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주변인이 많다. 긴 면봉을 코 안쪽으로 집어넣는 괴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웬만하면 나에게는 검사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방역을 위해서라면 괜한 거부감 가지지 말고 더 열심히 검사를 받아야 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최근 모든 이주노동자에게 의무적으로 검사를 받으라는 지자체 행정 명령이나,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선제적'으로 검사받으라는 방역 당국의 메시지를 보며, 나름대로 정리를 하게 되었다. 검사는 방역의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며, 적절성이나 필요성을 따지지 않은 채 무조건 많은 양의 검사만을 내세우는 방역 정책은 잘못된 것이라고.


디요

황시목? 이창준? 인권단체 활동하면서 검사든 경찰이든 공권력을 이루는 직업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나온 검사들을 보는 재미는 있었다. 특히, 시즌1 마지막화에 나오는 이창준 검사장의 유서에서 ‘부정부패’를 ‘자본주의’로 바꾸면 더 몰입하게 되었을 거 같다고도 생각했다. 그러다 뉴스를 통해 정부와 검찰이 진흙탕 싸움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드라마는 드라마구나 싶다. hoxy...지금 정부와 검찰이 각자 자기들이 드라마 주인공인 것처럼 착각하며 변화를 만들고 있다거나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