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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편지

모니터링 모순

2달 정도 전부터 사랑방에서 인권/시사 모니터링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돌 스타들이 기존 그룹과 별개의 그룹에서 활동하기도 하는 것처럼 “유닛”이라는 형태를 갖고서 말이죠. 이전 사랑방이 유지해왔던 “팀”이라는 형태와 조금 다른 목표를 가지고 “유닛”이라고 칭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렇게 큰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흠흠. 아무튼, 아직은 진정한 모니터링이라기보다 뉴스 스크랩 수준에 머물러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세상에 나오는 뉴스들을 쭈욱쭈욱 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무언가 정말 이상합니다. 아니, 이 세상에는 이토록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어떻게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예를 들어, 생각보다 자주, 며칠 또는 몇 주마다 스리슬쩍 원자력발전에 대한 뉴스가 나옵니다. 대부분, 고장, 정지, 수리, 부품비리에 대한 소식입니다. 전혀 안전해보이지 않습니다. 외국에서는 폐쇄 단계의 원전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전혀 저렴하지 않습니다. 만약 제가 뭔가 ‘아이들의 미래’와 같은 것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장난으로라도 이런 폭탄덩어리를 아이들 세대에 던지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원전은 새로 건설되어야 하고, 수명도 연장되어야 하고, 밀양의 송전탑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끌어내고서라도 세워져야 한답니다. 앞뒤가 맞지 않지만, 이런 일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이상할 뿐입니다.

 

이제는 뉴스의 순서상, 언제 ‘원전 폭발’, ‘방사능 누출’이라는 뉴스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쌀시장을 개방한다는 소식도, 일본의 집단자위권 용인도, 박근혜 정부의 한심한 모습도, 앞으로 식량난, 전쟁, 매국이라는 뉴스로 이어질 것만 같습니다. 경찰이 노동자의 시신을 빼앗아가서 강제로 화장시켜버린 일도, 세월호 참사의 주범이라며 온통 유병언만 사냥하듯이 쫓는 모습도, 모니터링하면서 보면 정말 이상한 일로밖에 보이지 않네요.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일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심지어 옳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모순되게 느껴질 뿐입니다.

 

동북아시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이 시점에서의 우리의 모습을, 사랑방의 다른 활동가는 뜨거운 물속에서 죽는 줄도 모르고 죽어가는 개구리의 모습에 비유하기도 했는데요. 부디 앞으로 모니터링 하게 될 뉴스에 무서운 소식들이 등장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러게 되기 위해 인권운동이 해야 할 몫이 무엇인지도 고민이 되지만, 우선은 모니터링을 열심히 해보면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