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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이야기

미래를 돌아보라!

새 운동의 싹을 틔울 사회운동포럼에 함께해 주세요~

미래를 돌아보라!
새 운동의 싹을 틔울 사회운동포럼에 함께해 주세요~
배경내(조직팀 상임활동가)

얼마 전 87년 20주년을 맞이한 떠들썩한 기념식과 토론마당이 여기저기서 열렸었지요. 누구는 미완의 민주주의를 완성해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누구는 지난 20년이 기만의 20년이었다고 짚으면서 87년의 기획과 다른 민주주의 기획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6월항쟁은 이야기하면서도 왜 7-8-9 노동자 대투쟁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없는가, 신자유주의 지배체제가 공고해진 IMF 10년의 의미를 새롭게 짚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새만금, 평택, 한미FTA, 비정규 악법 등 운동이 겉으로만 번번이 깨지고 있는 게 아니라, 속으로도 곪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폭염만큼이나 후텁지근한 이야기, 소주보다 더 쓴 이야기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 고단함과 절망의 깊이만큼이나 활력과 자신감과 가슴 벅찬 연대를 잃어버린 늙어버린 운동이 어쩌면 우리 앞에 놓여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운동이 도대체 왜 이러냐. 맨날 깨지기만 하고 욕만 먹고…”
    “입으로만 연대 연대 하면 뭐해. 성명서에 이름 하나 올리고 얼굴 잠깐 내미는 연대로 어떻게 세상을 바꿔?”
    “걔넨 무슨 정파, 안 봐도 비디오다 이런 식으로 딱지 붙이고 등 돌리면서 소통은 무슨 소통이야?”
    “운동에 매가리가 없어. 활력도 꿈도 없는 것 같아”
    “다른 건 몰라도 운동 안에서 상처받을 때가 제일 힘들더라. 이 사람들 믿고 과연 운동을 계속할 수 있나…”

가만히 되짚어 봅니다. 우리 사랑방은 과연 제대로 소통하고 다른 운동으로부터 배우려는 겸허한 자세를 유지해 왔었나? 우리 사랑방은 제대로 연대했나? 우리 사랑방은 운동의 위기에서 자유로운가? 우리 운동은 우리네 삶살이를 더욱 옥죄는 지금 현실을 제대로 타격하고 있나? 이런 고민을 올초부터 사랑방은 내내 해 왔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마음이 조금 다급해졌습니다. 말로만 위기 위기 하지 말고, 위기라면 현안대응을 잠시 늦추더라도 운동의 본새를 새롭게 하는 길닦기를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 올해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면, 내년은 더 깊은 수렁이겠구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소통에 사무치고, 어깨 한 뼘은 기꺼이 내어줄 도량을 갖고 있고, 소박하면서도 배포있게 새 운동의 전망과 길을 닦을 사람들을 두리번두리번 찾아봐야겠구나 이런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몇 단체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 올여름 사회운동포럼이라는 자리를 열어보자 뜻을 모으고,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소통과 연대에 사무쳐 두리번거리다
다들 비슷한 마음이었나 봅니다. 이념과 전망의 위기, 연대성의 위기, 실천력과 대중성의 위기를 절감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응급처방 수준을 벗어나 우리의 현재를 돌아보고, 운동의 본새와 체질을 바꿔 제대로 전망을 세워보자는 이들이 모였습니다. 방향타를 찾는 일을 날실로, 운동내부를 재구성하는 일을 씨실로 새로운 사회운동을 엮어보자는 외침이 메아리가 되어 ‘사회운동포럼 준비위원회’ 결성으로 이어졌습니다.

사회운동포럼은 오는 8월 30일(금)~9월 2일(일)까지 나흘간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리게 됩니다. 첫날은 사회운동의 현재를 짚어보는 사회운동대토론 자리가, 마지막날은 사회운동의 전망과 다짐을 구체화한 총회 자리가 마련될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논의는 둘쨋날과 셋째날에 주로 이루어집니다. 공동의제와 개별 의제별로 구체적인 전략들과 제안들이 쏟아져나오는 날이 바로 이 이틀이니까요. 사전 행사로 페미니즘 워크숍과 시민강좌도 기획되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눈 끝에, 바로 아래와 같은 모양으로 사회운동포럼을 퀼트처럼 엮고 있습니다.



넘나드는 운동, 새 숨결을 불어넣는 운동을 위해
특히 사랑방에서는 올해 사회운동의 미래를 여는 주요 열쇠말로 선정된 4개의 워크숍에 각별한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사실 희망이라는 것을 단번에 건져올리겠다면 그건 욕심이겠지요. 밑바닥 공사를 차근차근 해놔야 새 집도 튼튼하게 지어지는 법. 사랑방에서는 그동안 잘 모이지 않았던 운동단위들과 개인들이 함께 기획단에 참여하면서 서로에게 배울 수 있게끔 하는 일, 부문으로 단절되어 있던 운동들이 서로 횡단하며 넘나들고 하나의 의제를 놓고 시름하고 포럼에 풀어놓을 이야기꺼리를 마련하면서 신리와 활력을 되찾게끔 하는 일을 바로 그 밑바닥 공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함께 모인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공동의 관심사를 찾아보았고, 그렇게 4개의 열쇠꾸러미가 꾸려졌습니다. 올해의 열쇠말은 ○지역 ○사회공공성 ○노동운동의 혁신 ○새로운 활동양식, 요렇게 4가지입니다. 특히 사회공공성 워크숍은 사회권 운동을 되돌아보는 의미에서 좋은 배움의 자리가 될 수 있을 것이고, ‘민주주의/페미니즘/운동과 대중/대안문화/교육이 곧 변혁이다’와 같은 핵심 가치로 운동사회 내부를 들여다보는 새로운 활동양식 워크숍도 사랑방의 운동실험과 다른 실험사례들이 교통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미래, 새로운 사회운동을 싹틔울 풀씨가 되어주세요.
사랑방은 사회운동포럼에 많은 공과 기대를 쏟아 붓고 있습니다. 박래군 상임활동가는 집행위원장을 맡았고, 저와 여러 활동가들이 사무국과 각 기획단에 결합하고 있습니다. 공과 정성을 들여 주변사람들에게 사회운동포럼에 함께 하자, 함께 얘기하자, 함께 가보자라고 건네도 부끄럽지 않을 소중한 토론자리를 만들어보려 합니다. 사회운동포럼이 지치지 않고 폭염을 이기고 성사되려면 시원한 바람과 양식도 필요합니다. 새 사람, 새 기운이 함께해야 합니다. 각 기획단은 아직도 열려 있습니다. 살림밑천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사회운동포럼을 함께 열어갈 조직위원들을 ‘풀씨’라는 이름으로 모시려고 합니다. 새로운 미래, 새로운 사회운동을 싹틔울 풀씨가 되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