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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대추리 군사점령 1년에 즈음한 인권운동사랑방 성명

<성명>
평택미군기지 확장사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 대추리 군사점령 1년에 즈음하여


1년 전 2006년 5월 4일, 군인들이, 경찰들이, 용역경비들이 야음을 틈타서 마을과 들에 쳐들어왔다. 작전명대로 여명에는 이미 마을과 들이 야수처럼 날뛰는 그들에 의해서 포위되었다. 그들을 막으려는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 소속 단체 회원들은 경찰의 방패와 곤봉에 피 흘리며 끌려갔다. 당장 밥 굶으면서도 아이들 공부시키려 쌀 한 말씩 모아서 세운 대추분교 벽들은 그들의 피로 범벅이 되었다. 신부님들이 지붕에서 농성을 벌이다 내려오자마자 대추분교는 주민들의 몸부림에 아랑곳없이 잔인하게 파괴되었다. 그날 헬기는 하늘을 날아와 들녘 곳곳에 철조망을 떨어뜨렸고, 잘 훈련된 특수부대원들은 방해하는 민간인들을 진압할 수 있는 진압봉을 휴대한 채 철조망을 설치했다. 안성천에는 부교를 띄어 트럭으로 장비들을 실어 날랐다. 작전명 ‘여명의 황새울’, 육해공 입체작전은 성공이었다. 그날 그들에 의해서 524명이 연행되었다. 그들은 법원이 내준 영장을 들고 마을도 들도 파괴했다. 미군의 전쟁기지를 확보해주기 위해서였다.
5월 4일 이전 행정대집행을 통해 마을과 들을 파괴하려던 정부의 기도는 세 차례나 실패했다. 그때마다 주민들과 평택지킴이들은 비폭력불복종운동을 전개하여 대추분교도 지켜냈고, 들도 지켜냈다. 그러자 정부는 공권력을 총동원하여 그 평화의 마을을 짓이겨버렸다. 마치 국가에 대항하면 폭력을 동원해서라도 진압해버리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듯했다. 국가폭력은 그 후에도 5월 5일 철조망을 끊고 들에 들어간 민간인들을 군인들이 폭행하는 것으로 그리고 지난 1년 동안 819명이 투쟁과정에서 연행되고, 구속되고, 수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을의 입구에는 경찰 검문소가 설치되어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하였다. 간절한 심정으로 “올해도 농사짓자!”고 외치던 주민들, 935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들었던 촛불을 들었던 주민들은 강제로 쫓겨나야 했다.

국가폭력을 총동원하여 주민들과 평택지킴이들을 탄압하면서 강행하고 있는 평택미군기지 사업은 날이 갈수록 그 문제점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먼저 미국 의회는 주한미군의 감축을 논의 중이다. 신속기동군으로 재편되는 주한미군의 전력상 지상군 병력의 대규모 감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실상 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구체적으로 검토해온 사안이다. 확장되는 평택미군기지의 주병력으로 상정되고 있는 미2사단 규모가 대폭 축소될 수 있다. 또 10조 원 이상에 달하는 평택미군기지 확장 비용의 대부분을 한국 정부가 국민의 혈세로 충당하고 있고, 미국은 거의 비용을 분담하지 않는다는 점이 밝혀졌음에도 주한미군 벨 사령관은 한국이 방위분담금을 더 높이지 않으면 주한미군재배치계획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생떼를 쓰고 있다. 반환되는 미군기지도 미군이 치유하지 않은 채 반환하게 되어 환경 치유를 위한 비용이 수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으며. 계속되는 미군의 범죄도 단죄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만으로도 평택미군기지 확장사업은 근본에서부터 재검토하고, 재논의하여야 할 중대한 사안이다. 더욱이 2.13 합의 이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논의가 진전되고 있는 상황은 평택미군기지 확장사업이 지속되어서는 안 되는 것임을 웅변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평화체제를 구축하자면서 미국의 전쟁기지를 확장하는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것은 심각한 모순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평화체제는 평화를 부정하는 주한미군의 존재부터 다시 검토하고, 북한의 핵무기만이 아니라 주한미군의 핵우산도 폐기해야 하고, 한반도 내에 군축이 실현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런 평화시스템이 동북아 전체에 구축되어야 비로소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제 평택미군기지 확장사업은 당장 중단하고, 비용문제와 반환기지 환경오염 문제 등에 대해서 정부는 정보를 완전히 공개해야 한다. 나아가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과 모순되는 주한미군의 재배치계획에 대해 국민들의 의견을 묻고, 주한미군을 단계적으로 철수하도록 하는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1년 전 오늘, 정부는 국가폭력을 총동원하여 평화에 대한 염원을 짓밟았다. 그리고 지금 정부는 한편으로는 평화체제를 구축한다는 6자회담에 참여하면서 한편에서는 전쟁을 불러들이는 평택미군기지 확장사업을 국민의 혈세를 퍼부으면서 미국 측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여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국가폭력에 대해 사과하고, 평택미군기지 확장사업 등 제반 주한미군재배치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미국과 전면 재협상해야 한다. 그것이 온 국민이 염원하는 평화로 가기 위한 첫걸음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평화적 생존권을 지키고, 강화하기 위해 인권의 이름으로 침략동맹으로 변질된 한미동맹에 반대하고, 주한미군재배치계획에 저항할 것임을 밝힌다.


2007년 5월 4일

인권운동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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