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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논평

국정원은 테러방지법의 무리한 입법 추진을 중단하라!

<논평>
국정원은 테러방지법의 무리한 입법 추진을 중단하라!
-테러방지법안에 관한 국회 공청회(11/3)에 부쳐


테러방지법안이 정부 부처 간 의견 조율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정원에 의해 무리하게 입법 추진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11월 3일 국회 정보위원회 주최로 열린 테러방지법안 심사를 위한 공청회에서 법무부와 국방부 등 정부 내 유관 부처들마저도 테러방지법안에 대해 반대 혹은 우려의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참고인으로 참석한 법무부 관계자는 이날 공청회 자리에서 테러방지법안의 테러에 관한 정의가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며, 대테러활동 규정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국정원 산하에 두게 돼 있는 대테러센터가 대테러활동을 기획·지도·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나 군부대의 출동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조직 체계 상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국정원법에 의해 설치된 국정원에 독립적 행정행위를 할 수 있는 대테러센터를 두는 것은 법 체계상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밖에 '대테러센터의 장이 테러단체의 구성원으로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외국인에 대해 정보의 수집을 위하여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 조항에 대해선 '사실확인'의 범위가 불명확하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허위신고에 대한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은 정보기관과 수사기관의 이원화 원칙에 위배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나 통신비밀보호법 등의 개정을 테러방지법안의 부칙에서 처리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또한 국방부는 원칙적으로 국정원장 산하에 대테러센터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 반대입장임을 분명히 하면서, '대테러센터장의 군 특수부대 출동요청으로 인해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군 통수권 체제에 혼란이 와서는 안 된다', '군 병력이 불심검문 등 일반 법집행기관의 역할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며 테러방지법안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로써 인권시민사회단체들뿐 아니라 유관 정부부처까지도 테러방지법을 반대하거나 우려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테러방지법안은, 비밀정보기관의 권력 강화로 인해 기본적 인권이 제약됨은 물론 국가의 민주적 체제 자체가 뒤흔들리는 숨막히는 미래를 불러올 것이다. 유독 정부부처들 중 국정원만이 테러방지법안의 입법에 집착하는 현재의 상황은 테러방지법안이 곧 국정원 권한 강화법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다시 한번 국정원에 고한다. 테러방지법안의 입법 시도를 중단하라!

또한 국회 정보위원회는 공청회장에서 김덕규 국회 정보위원장이 공언한 대로, 테러방지법안에 대한 각계의 반대 여론을 묵살하고 날치기 통과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국회 정보위원회가 과연 민의를 대변하는 기관인지, 국정원을 대변하는 기관인지를 똑똑히 지켜볼 것임을 밝혀둔다. <끝>



'테러방지법 제정반대 공동행동' 참가단체(총 98개 단체, http://nopota.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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