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성 명> 처벌과 예방은 따로 있지 않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빠른 제정을 촉구하며

<성 명>

처벌과 예방은 따로 있지 않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빠른 제정을 촉구하며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벌써 만 3년이다. 세월호 인양과정을 지켜보던 유가족과 시민의 쓰린 마음은 2014년으로 되돌아간다. 지금 우리 사회는 2014년과 얼마나 달라졌는가. 세월호 참사를 보며 온 국민이 분노했지만 제대로 된 책임자 처벌이나 재발방지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선사의 과적과 불법증개축, 비용을 줄인다며 안전관리감독을 외주화하고 그조차도 제대로 하지 않은 정부. 그리고 구조하지 않은 국가. 그들의 탐욕으로 304명이 희생됐지만 김한식 청해진해운대표는 고작 징역 7년을 선고받았을 뿐이며, 해양수산부의 공무원들을 정직과 감봉의 처분만 받았을 뿐이다. 여전히 안전과 생명을 비용으로만 바라보는 기업과 국가의 태도로 사람들은 참사공화국의 굴레에서 희생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발생 직후,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안전단체, 인권단체 등이 모여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기업과 고위공무원을 처벌하는 법안을 마련하였다. 경영자의 안전책임을 묻는 ‘기업살인법’ 제정운동을 재난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한발 더 진전시킨 법안이다. 안전관리감독의 의무가 있는 고위공무원의 책임을 묻는 내용도 포함됐다. 2015년 7월 22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연대를 구성하고 19대 국회에 입법청원을 하였다. 입법청원은 하였지만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도 못하고 19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둔 오늘,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 (이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이라는 명칭으로 최초로 국회에 발의됐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의무는 세월호 참사와 다른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생명과 존엄이 보장된 안전사회를 이루기 위한 제도를 만드는 것이며, 그 중 하나가 안전의 의무를 지키지 않는 기업과 정부의 책임을 묻는 일이다. 처벌과 예방은 떨어져 있지 않다. 솜방망이처벌은 또다른 참사를 낳는다. 특히 이번 법안에서는 원청사업주의 안전책임의무가 명기됐으며, 경영주만이 아니라 ‘기업’의 책임을 명시했다. 기업내부에 안전을 방기하는 조직문화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벌금을 가중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도 포함됐다. 1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희생된 가습기살균제 참사을 일으킨 주요 제조사들은 고작 7년 징역을 선고받았으며, 관련 정부 부처 책임자들은 처벌조차 받지 않았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노력으로 우리 사회에 징벌적 손해배상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덕이다.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 박근혜 체제와는 다른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서 빼놓지 않아야 할 것 중 하나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다. 이는 시대적 과제이다. 세월호 참사로 사회구성원 모두가 확인한 것은 국가의 주요 책임은 생명과 안전의 의무이며 그것을 지키지 않은 박근혜 씨가 파면됐다는 사실이다.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시정하라는 촛불의 명령이며 이는 20대 국회에게도 주어진 과제다. 국회와 정부가 여전히 기업의 눈치만을 보며 시민과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도외시하는지, 우리는 지켜볼 것이다. 20대 국회는 망설이지 말고 촛불의 명령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2017년 4월 12일

인권운동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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