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성명>생명우선 철학이 부재한 정부, 안전대책에서도 생명보다 이윤인가!

<성명>

생명우선 철학이 부재한 정부, 안전대책에서도 생명보다 이윤인가!

어제 이완구 국무총리는 제54차 중앙안전관리위원회를 개최하고,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을 심의․확정했다. 지난해 10월 정부안전대책을 비판하였던 시민사회의 비판을 일면 수용한 듯 보이지만 ‘생명보다는 기업이윤’을 조금도 벗어나지 않았다.

현장 위기관리 능력을 높이는 통합적인 재난 안전관리가 되어야 한다는 비판을 수용한 듯 지방자치단체에 재난안전 기능 및 관련 부서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또한 해운조합 같은 “관련업계 이해관계자 집단에 안전관리업무를 위탁함으로써 관리감독 대상이 오히려 주체가 되는 ‘자기 감독식 위탁’(예, 세월호 사고의 해운조합)이나, 특정집단이 장기간 위탁하는 ‘독점식 위탁’을 혁신”하는 등 안전관리업무 위임․위탁체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재난안전특별교부세 지원만을 언급할 뿐 불균형한 지자체의 재난안전 기금을 어떻게 보조할 것인지는 빠져 있으며, 안전관리 위임위탁체계를 개선한다고 했지만도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19일 자료에 따르면 가스안전 분야에서부터 안전진단․점검 기능 민간 개방을 우선 검토하겠다고 하니 말 뿐인 셈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작년 5월 19일 담화에서 세월호 특별법과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을 약속한 바 있다. 미비한 세월호 특별법을 아예 작동조차 하지 못하게 시행령을 만들더니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은 기업돈벌이 방안으로 넘쳐난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생명우선 철학이 없기에 나온 것이다. 특히 기업의 책임을 묻는 방안은 전혀 없다. 오히려 산업통상자원부는 안전산업의 범위를 넓히고 안전투자펀드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기업이 사용할 돈만을 만들어내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안전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안전을 국가와 사회가 해야 하는 공공의 의무로 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의 경우 재난·안전을 공공의 역할로 인식, 정부에 대한 시장 의존도가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면서 “현실화되지 못한 안전규제와 불합리하고 중복된 안전기준 난립”으로 “안전진단·점검 기능을 공공부문이 상당수 독점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300여명의 목숨을 잃은 세월호 참사를 거치고도 기업의 안전규제를 거추장스런 것으로 보거나 안전을 시장(기업)에 팔아넘기려 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마스터플랜에서 제시한 <안전기준 심의회>구성과 ‘불합리한 안전기준은 정비’를 명분으로 한 <안전기준 심의 등록제>는 국민의 생명을 위한 안전 기준 정비가 아니라, 기업의 안전규제를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많다. 게다가 그동안 안전기준 재정비를 한다며 중복규제 완화라는 이름으로 안전규제가 완화되었던 전례가 있지 않은가. 최근에는 화학산업단지에 합동 방재센터가 수립되어 점검이 중복된다면서 안전점검을 조정하여 1년 4회의 안전점검 주기가 2회로 감소되기도 했다.

특히 분야별 안전대책에서 원자력안전관리를 살펴보면 문제가 되고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의 관리․감독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구성의 독립성 확보, 하부 감독체계, 실행체계 확보 등이 없다. 또한 산업현장 분야나 산업단지 안전 분야는 추상적이며, 심지어 에너지 안전에서는 ‘가스전기 석유분야의 에너지원별 맞춤형 안전관리라며 “업계 자율적 안전관리”로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자율안전관리를 통해 인증 받고 점검과 감독을 수십 년 면제 받은 현대제철, 여수 대림산단 등에서 많은 노동자가 사망하고 다치는 참사가 있었던 끔찍한 과거가 있다.

안전을 기업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정부의 대책은 ‘재난보험 활성화’까지 이르렀다. 재난당한 모든 사람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을 받아 마땅하다. 재난을 당한 재난으로부터 구조 받을 권리, 지원받을 권리는 국가와 사회의 몫이다. 그런데 설상가상 “풍수해 보험의 지원대상 확대 및 취약계층에 대한 보험 상품을 개발”하겠단다. 이른바 각자도생(各自圖生), 제각기 살아 나갈 방도를 꾀하란다. 어떻게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국민이 알아서 생명과 안전, 피해 지원을 책임지라는 것일 수 있는가. 그러면서도 기업은 각자도생이 아니라 이익을 챙겨주겠다고 한다. 그러나 안전은 기업돈벌이 수단이 아니며 국민의 안전에 대한 권리를 보장할 의무가 국가에게 있다.

이렇듯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도 진실을 밝히거나 안전대책을 세울 의지가 없는 박근혜 정부를 규탄한다. 다시 한번 박근혜 정부에게 강력하게 촉구한다. 먼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생명우선 가치로 안전대책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둘째, 기업이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하지 않도록 정부가 감시하고 그러한 기업에게 철저한 책임과 처벌을 할 수 있도록 기업살인법(기업책임법) 등을 제정해야 한다. 셋째, 노동자와 시민이 안전할 수 있도록 노동자와 시민의 알권리와 작업중지권 등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 넷째, 재난 받은 모든 사람을 지원받을 권리가 있다. 재난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조차 민간보험의 가입유무로 결정되지 않도록 재난피해자에 대한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지원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끝으로 지속적으로 정부의 안전대책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특수기동구조대”가 무엇인지 설명해야한다. 최근 테러방지법이 다시 논의되듯이 특수기동구조대가 대테러활동도 임무로 하는 경찰력 강화가 아닌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2015년 3월 31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존엄안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