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인 인터뷰

길을 찾고 있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타일러요

자원활동가이기도 한 제이 님을 만났어요

그의 첫인상은 미소가 먼저 떠오릅니다. 입을 크게 벌리지는 않지만 은은하게 번져 나오는 미소가 그의 매력이거든요. 사랑방에서 자원활동을 하는 그는 인권연극도 하고 인권교육도 하며 세상과 만나고 있습니다. 자신을 “길을 찾고 있는 사람, 아직 한창 자라고 있는 사람”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그는 자기 생각을 주저 없이 말하는 솔직한 사람입니다. 그가 어떻게 사랑방을 후원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 인권운동사랑방 후원을 올해 시작하셨는데요. 어떤 계기로 후원을 하시게 되었나요?

적극적으로 참여를 못 하고 있어서 자원활동이라고 하기에는 좀 민망하지만, 어쨌든 사랑방 자원활동을 시작하면서 사랑방이 하는 일들과 활동가님들의 고민을 엿보게 되었어요. 그것들을 지지하고 싶어서, 응원하고 싶어서 후원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하시는 일은 뭔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작년 봄 이후로 어디 특별한 곳에 소속되어 일하지는 않고 있어요. 인권 교육에 관련된 일들, 청소년이나 청년활동에 관한 일들,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 분야 일도 조금씩 진행하고 있어요.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인 게 뭐냐고 묻는다면 아무래도 글을 쓰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 사랑방 자원활동도 하시잖아요. 자원활동 하시면서 관심 있게 된 사안이나 고민하게 된 일들이 있으신가요?

사랑방 자원활동을 통해 현장의 치열함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고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특별히 더 관심을 두게 된 부분이라고 한다면, 인권운동이나 인권활동에 있어 다양한 영역, 그러니까 더 많은 사람의 관심, 개입, 참여를 촉진하는 동기 동력이나 동기 유발력에 관한 부분이에요. 인권문제와 당장 멀리 있는 사람들의 눈과 귀, 머리와 가슴, 손길과 발길에 어떻게 닿을 수 있는가, 하는 거요.

 

◇ 일과 자원활동의 거리감이 생길 때는 없으신가요? 일상생활을 하면서 인권의 촉을 유지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일상생활 속에서 인권의 촉’, ‘일과 자원활동의 거리감’이란 게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어요. 이런 건 있는 것 같아요. 말로 설명하기 힘든 어떤 개인적인 두려움이나 상황 때문에, 혹은 일이나 다른 일정 때문에 특정 인권문제에 관해 개입하거나 목소리를 내지 못할 때. 그럴 때면 반쯤은 자책을 하고, 반쯤은 제가 좀 더 강해졌을 때를 기약하면서 넘겨요. 길을 찾고 있는 사람이라고, 아직 한창 자라고 있는 사람이라고 자위하고 타이를 때가 생각보다 많아요.

 

◇ 사랑방에서 후원인들과의 관계에서 요런 거 신경 써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는 없으신지요? 자원활동가이기도 하지만 후원인이기도 하니까 남다른 생각이 들 거 같아서요.

가장 어려운 질문이네요. 무엇보다, 후원인들과의 관계를 발전, 강화하기 위해 사랑방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제가 아는 게 거의 없거든요. 다만, 사랑방의 후원인들이 어떤 형태가 됐든 집단적 정체성을 공유하고 강한 연대감을 갖는 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걸 위해서는 아무래도 ‘공간’과 ‘네트워크’가 만들어져야 할 텐데, 그 방법과 전략에서 많은 고민과 실험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후원인들의 니즈(needs, 필요)와 기대를 정량적으로 통계화 하는 작업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 오늘 진상조사위원회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었는데요.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주로 생각하게 된 것들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인권운동사랑방이 좀 더 신경 썼으면 하는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저는 무엇보다 시민의 침묵과 무관심에 대해 가장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한나 아렌트의 표현을 빌리자면, 대한민국 사회와 그 구성원들에게서 생각의 무능과 행동의 무능을 날 것 그대로 봤던 것 같아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이 무능은 또 저 자신의 무능이기도 하고요. 인권운동사랑방이 이와 관련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그게 사랑방의 역할인지 아닌지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생각이나 의견이 좀 더 다듬어지면 공유하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