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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지킬수록 기분 좋아지는 이들은 누구인가

[디카로 물구나무] 법무부 로고송에 부쳐

4월 25일 ‘법의 날’을 맞이해 법무부는 ‘법질서 바로 세우기 원년’을 선포했다. 법무부는 ‘지킬수록 기분 좋은 기본’이라는 로고송을 제작, 유포하고 새로운 로고와 UCC를 만드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법무부는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경쟁력 수준에 맞는 준법의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현재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0개국 중 27위인 한국의 법질서 준수 지수를 평균만큼은 끌어올리겠단다. 법무부는 법질서 준수 수준이 높아지면 경제 성장률이 상승하고, '선진 일류국가 구현'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준법으로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주장을 듣고 있자니 ‘떼법’으로 국민 국민총생산이 1% 하락한다는 그들의 믿음이 이해가 갈 만도 하다.

그러나 법무부에게 묻고 싶다. 편법으로 땅을 구입해 이른바 ‘강부자와 고소영’이 된 청와대로 입성한 각료들, 조금이라도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아들에게 편법 증여과정을 통해 재산을 승계한 삼성그룹 이 회장, 주가조작 의혹을 받았지만 검찰의 무혐의를 받고 대한민국이라는 주식회사를 인수한 이명박 대통령까지, 법무부는 과연 이들에게 법의 공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가?

불법(?)집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1백만 원에서 2백만 원까지 벌금폭탄을 받고 있는 인권활동가들, 노동조합을 만들어 활동했다는 이유로 해고되어 통장까지 가압류되는 노동자들, 5만원을 낼 수 없어서 감옥에서 노역을 사는 이른바 ‘잡범’의 삶을 정치인, 기업인과 비교한다면 이 세상이 공정한 법의 잣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법무부가 로고송을 제작·유포하고 법질서 원년의 날을 선포한들, ‘법의 정의’가 공정하게 지켜지지 않는 세상의 질서가 그대로라면 들을 사람은 없다.

법은 한 공동체에서 서로에게 하는 약속이다. 자신들이 불리할 때는 온갖 이유를 들이대며 지키지 않고 다른 한편을 향해서는 일방적으로 지키라고 하면, 그 법을 따를 사람이 있을까? 아무리 공정함을 가장하더라도 늘 법을 정치적 목적에 따라 제멋대로 집행하니 법에 순응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법무부에 묻는다. 당신들의 법은 누구의 이익과 이해를 대변하고 있는가. 대한민국 1%를 위한 법질서 확립이 아니라 99%가 행복할 수 있는 법질서를 만드는 길이 무엇일까를 성찰하라. 법은 공정하게 집행될 때 민주주의와 인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지만 민중을 지배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될 때는 폭력일 뿐이다. 당신들의 법은 “우리 모두가 지킬수록” 우리의 목을 조여온다.

덧붙임

승은 님, 진우 님은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