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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깔깔] 날이면 날마다 오는 약이 아니야~

프타(FTA)제약 신종 5종 세트!!!

지역의 동쪽에 위치한, 이런저런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또 그럭저럭 살고 있는 작은 꼬레 마을. 예전부터 말이 많아 욕먹던 이장이 측근들과 함께 어느 날 약장수로 변신해, 그 이름도 “구라”로 바꾸고 마을로 돌아왔다. 프타(FTA)제약 신종 5종세트를 손에 들고서.


노구라 : 흠흠... 아아... 날이면 날마다 오는 약이 아냐. 애들은 가라, 애들은 가! 여기 오신 분들 올해 운수가 틔었소. 자~~ 오늘 여러분들께 팔자 확 피게 해줄 약을 소개하겠소. 제일 먼저, 프타(FTA)제약에서 나온 좌약부터 소개하리다. 이 수출분야의 좌약을 귀에 넣고 물구나무서서 27분 동안 먼 산을 바라봐. 그러면, 대미 수출이 증가해서 고용이 마구마구 창출이 돼. 미국이 어디?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여기에 수출만 늘어나봐, 실업률 0%가 꿈이 아니라니까.

그리고, 중요한 거, 쇼크에 밑줄 쫙!! 이 좌약을 넣고 있으면 2분 간격으로 온몸을 관통하는 엄청난 쇼크가 와. 어떤 쇼크? 미국의 선진 경제 쇼크! 이 쇼크야말로 우리 경제를 민영화, 워크아웃, 구조조정, 정리해고, 경쟁, 양극화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 꼭 필요한 처방이지.

갑자기, 강력한 바람이 불어와 마을의 서쪽에 있는 공장들이 모두 날아가 버렸다.


노구라 : 다음은 프타제약에서 나온 연고를 소개하리다. 이 의료분야 연고를 밥에 짜서 비벼 먹고, 싱크대 맨 오른쪽 아래 문을 열어봐! 그 유명한 미국의 존스홉킨스 병원으로 바로 통해! 아플 때마다 이젠 비행기 값 내고 멀리 갈 것도 없이 싱크대 문 열고, 아픈 부위를 밀어넣고 있기만 하면 돼.

여기서, 주의! 걔네는 얘들이 좀 까칠해가지고 민간보험 아니면 상대를 안 하는 경향이 있어요. 국민건강보험은 좀 구질구질 하잖아. 그러니까 삼숭(samsung)이나 쿄보(kyobo), 아이그(AIG) 같은 회사 있잖아. 알지? “지금 바로 전화하세요~ 띠리링 띠리링~” 그런 민간보험에 가입해서 보험료만 좀 내 줘~ 어디 보자~ 가족 네 명이면, 한 달에 딱 백만 내면 되네. 미국서는 사람들이 워낙에 수준이 있다 보니까, 보험료 딱딱 내고도 맹장수술 같은 거 하면 한 270만원 씩 아주 그냥 당당하게 내고 나와요. 우리도 그 정도는 돼야 OECD 국민이라고 할 수 있는 거 아닌감?

갑자기 마을 중앙에 위치한 보건소가 땅으로 푹 꺼지더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노구라 : 자~ 이번에는 면역력 높이는 약, 프타제약 물약이야. 뭐니 뭐니 해도 건강에는 세균이나 질병이 침투해도 맞서 싸울 수 있는 면역체계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거든. 이 농업분야의 물약을 손톱에 바르고 화장실로 가서 변기 물을 3번 연속 내려 봐. 수입 과일로 농약에 대한 면역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줘. 쇠고기를 통한 광우병에 대한 면역은 보너스라는 거. 그리고 가끔 주말에 교외 나가면 경치는 좋은데, 그놈의 경운기나 트랙터 소리가 시끄러워 한껏 오른 정취를 가라앉혔는데, 이 물약만 먹으면 이런 농사짓는 소리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된다는 거.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농촌에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만날 그 시골에만 박혀서 평생 살 수 없잖아. 이제는 도시에 나가서 펀드매니저도 하고 의사도 하면서 폼 나게 사셔야지. 재취업 교육만 받으시면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라니까~

갑자기 마을 남쪽 들판들의 곡식들이 까맣게 타버리더니 일하고 있는 농민들도 함께 활활 타고 있었다.


노구라 : 요즘 살들 뺀다고 쌩 난리지? 살 뺀다고 헬스, 요가, 마라톤, 수영 돈 뿌려가며 고생하고 그러잖아? 이제 그런 생고생 날려버리고, 프타 제약에서 나온 공공분야 가루약을 반죽해서 그걸로 콧구멍을 막고 3분 동안 숨을 참아봐. 살 빼는 데는 이만한 게 없어~ 얼마나 간단해, 딱 한번만 해보면 숨어 있는 살들까지 알아서 없애줘~

우리한테 필요한 것은 무엇? 바로 체질개선이야. 체질 개선이 어떻게 이 약 한 알로 되느냐? 이 약 한 알 먹고, 집에 가서 수도꼭지 틀어봐~ 물이 아주 환장하게 찔금 찔금 나올 거야~ 이제까지 물은 공공서비스다 뭐다 해서 돈 몇 푼 내면 콸콸 나왔지? 그래서 여러분들 몸이 비대해진 거 아냐? 물 값이 싸니까 그 물로 국 끓이고, 밥 짓고 막 먹어댔잖아! 맞지? 이 약 한 알 먹으면 물 값이 비싸져! 얼마나 오르냐면, 볼리비아에서 임상실험 해 봤는데 무려 30배가 뛰어~ 굉장하지? 그러니 물 막 쓸 수 있겠어? 한 방울이라도 아껴야지. 아껴야 살이 빠져! 이 약 한 알 먹으면 식탁에서 반찬이 하나씩 하나씩 줄어!

이 약은 요요현상도 없어. 물 값이 서서히 오르니까 부작용도 없고, 일단 오르기 시작한 물 값은 죽어도 안 내려! 왜? 이제까지 국가가 관리했던 물을 아주 큰 기업들이 관리하게 돼 있어. 물은 꼭 있어야 살잖아. 다시 말해서 물이 아무리 비싸도 물은 팔리게 돼 있다고. 근데 그 물장수들이 물 값을 안 올리고 배기겠어요?

갑자기, 마을의 북쪽에 있는 상수원 저수지들의 물고기가 일제히 배를 하늘로 향하며 자살하여 물이 썩어가기 시작했다.


노구라 : 자, 이번에 소개해드릴 약은 프타제약에서 나온 프타 알약이야. 나라가 요 모냥 요 꼴인 건 다 제대로 된 대학이 없어서 그렇다는 거~ 학생들이 공부를 안 해~ 학교 가서 한국 선생들한테 한국말로 배우는데 그게 무슨 공부가 되겄습니까? 이 교육분야의 알약을 발가락 사이사이에 끼고 옥상에 올라가 별을 세 봐. 이렇게 하면 개천에서 기냥 용이 마구 튀어 나와. 무엇보다 유학 가지 않고도 세계적으로 우수한 미국의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어. 하바르드(Havard), 얄레(Yale), 유클라(UCLA), 미트(MIT) 공댄가 머시기...미국에 안가고도 다 갈 수 있어!

세계 1,2위 하는 미국 대학 들어오면 우리나라 대학도 살아남으려면 자연스럽게 경쟁력이 올라가. 그런데, 아무래도 이렇게 우수한 교육을 제공하다 보니까 등록금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겠죠. 미국 대학 학비가 1년에 고작 3천만 원 정도 해. 근데 국내 대학 학비는 아직도 1천만 원도 안 해. 이래서 경쟁력이 되겠어?

프타 알약만 복용하면 세계적인 미국 대학에 마음대로 갈 수 있지만, 돈이 많아야 된다는 거... 이거 이거 잊으면 안돼.


갑자기, 마을의 동쪽에 있는 학교가 땅에서 뽑혀 하늘로 솟아버리고, 빈 터엔 바람만 휑하니 불기 시작했다.

덧붙임

◎ 글쓴이 [아니꼬운 세상에, 일침회]는 재치있는 풍자와 익살스런 해학 담긴 수다로,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아니꼬운 세상에 일침을 가하고 싶어하는 이들의 모임입니다.

◎ 노구라 사진은 <통일뉴스>에서 일부 따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