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인권운동사랑방 돋움회원 총회가 2월 12일에 열렸습니다. 연말연초 두어 달 동안 2025년 평가와 2026년 계획 논의를 이어왔는데요, 해마다 진행하는 논의가 이번에는 유독 어렵고 무거웠어요. 왜 그럴까 싶었는데 문득 퇴진광장 투쟁 중 2025년 총회를 열었던 기억이 스쳐가며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2025년의 평가이긴 하지만, 그동안 내란정국을 보내왔던 만큼 사실상 2년 치의 평가이기도 하다는 점을요... 내란 이후의 세계, 한국 사회 안팎으로 불확실성이 커져만 가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운동을 해나가야 할지 질문도 더 묵직하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더 고심하게 되었던 시간을 보내고 총회에서 이 질문과 고민을 돋움회원들과 함께 나누었어요.

퇴진투쟁으로 시작해 새 식구와 함께 갈무리한 2025년
본격 총회 전 소소한 오프닝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음 열기 프로그램은 이웃 단체 인권교육센터 들 활동가이기도 한 돋움회원 묘랑과 지나 님이 특별히 준비해주었어요. 도형으로 이루어진 그림을 본 동료의 설명에 따라 그리는 것인데요. 서로의 소통이 원활한지를 확인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하더라고요. 단계가 올라가니 같은 그림을 보고도 다른 그림이 나오는 놀라운 경험을 하기도 했네요. 덕분에 많이 웃으면서 총회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2025년 사랑방은 어떤 시간을 보내왔는지 3가지 키워드로 돌아봤습니다. 첫 번째로 퇴진투쟁. 정권교체 넘어 세상을 바꾸는 투쟁으로 사회운동의 동료들과 광장에서 “윤석열들 없는 나라,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노동이 존엄한 나라, 기후정의 당연한 나라”를 이야기해왔고, 비상계엄 1년 ‘가자 평등으로! 12.10 민중의 행진’으로 다시 광장의 외침을 연결하면서 평등 시민이 함께 모일 자리를 만들고 확장해왔습니다. 이러한 투쟁은 사람들이 체제전환운동으로 모이는 범위가 넓어지며 이 운동이 운동사회 안에 가시화되는 시간이기도 했다는 평가를 나누었어요. 두 번째로 신입활동가 입방. 처음 공개 모집 방식을 시도하면서 어떻게 사랑방을 소개할지, 새로운 동료를 맞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차근차근 논의하며 입방 절차를 진행한 결과, 지난 9월 영서와 지수 님을 맞이했습니다. 신입 활동가 교육기간 동안 세미나와 강연 등을 함께 하며 2025년은 유난히 공부를 많이 하게 된 해라는 공통적인 소감을 나누었는데, 이제 교육 기간을 잘 갈무리하고 신입 활동가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꾸려갈 사랑방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청진기 논의. 사랑방 운동과 조직의 재생산 조건이 어떠한지 질문하며 ‘진단’을 잘해보자는 취지로 청진기라 이름 붙인 조직 점검 논의를 해왔습니다. 사랑방 활동가들의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나눈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는 운동전략과 함께 활동해 온 십여 년을 살폈는데요, 사랑방이 만들고자 하는 운동과 조직이 무엇인지 질문하며 그 답을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때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2026년 체제전환운동으로서 사랑방은
이렇게 2025년 평가를 바탕으로 2026년 사랑방 계획을 세워보았는데요. 올해는 크게 두 가지 목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체제전환운동으로서 사랑방 운동전략의 갱신입니다. 지금까지 사랑방은 대중의 힘을 변혁적으로 조직하는 운동전략과 함께 그간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이제 각각의 활동들을 체제전환운동으로 꿰고, 또 지금 시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하며 사랑방의 역할과 내용을 찾고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운동전략 갱신 논의를 통해 사랑방 운동의 방향과 경로를 구체화하길 기대하며, 새로운 구성원들과 함께 공동의 기반을 쌓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사랑방 운동을 알려내면서 후원인 증대 사업으로 지지를 조직하는 것입니다. 작년 입방 절차를 진행하며 사회운동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조차 사랑방이란 단체는 매우 생소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홍보활동 자체에 대한 고민이 많지 않았던 사랑방에 ‘체질 개선’과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는 계기였습니다. 우리는 사랑방을 어떻게 이야기하고 싶은지, 어떻게 우리의 활동을 드러내고 알릴지 고민해서 사랑방 운동을 지지하고 함께 할 기반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그 결과 중 하나가 조만간 적자로 전환될 재정구조를 꼭 반등시킬 수 있길 기대하면서요. 올 한 해 이 목표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팀을 꾸려 논의하고 실행해가려고 합니다.
총회에서 돋움회원들은 사랑방이 보내왔던 2025년 활동, 그리고 앞으로의 2026년 계획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담은 여러 질문과 의견들을 나누어주셨습니다. 오랫동안 사랑방의 후원인으로 함께 해왔거나 자원 활동으로 사랑방과 인연을 맺게 된 분들, 혹은 사회운동의 동료로 활동하며 만나고 있는 돋움회원들이 저마다의 경험과 위치에서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요. 주로 사랑방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사랑방이 잘 알려지면 좋겠다는 바람, 후원인 증대 사업의 야심찬 목표에 대한 걱정과 응원이 담긴 의견들이었습니다. 총회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마음 한켠에 막막하고 묵직했던 게 사그라드는 듯했습니다. 함께 마음과 뜻을 보태고 나누는 이들이 있다는 든든함과 고마움이 솟아서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였겠죠? “우리, 사랑받고 있구나.” 활동가들이 나눈 총회 소감을 한 줄로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듯하네요. 막연한 밑그림을 어떻게 색을 입히며 구체화해갈지, 총회에서 나눈 이야기들을 기억하며 한 해 부지런히 움직여가겠습니다. 함께 해서 든든했던 총회를 마치고, 2026년 새롭게 시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