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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한국사회의 이해> 항소심도 무죄

"국가보안법 있는 한, 자기검열은 계속"


<한국사회의 이해> 사건에 대해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24일 부산고등법원 형사2부(재판장 김재형)은 경상대 교양교재 <한국사회의 이해> 집필 교수 장상환, 정진상 교수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정 교수는 "재판부의 판결 이 유는 1심 판결문에 준하는 내용이었다"라고 밝혔다. 판결문은 한두 주 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0년 7월 24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창원지방법원 형사합의3 부(재판장 이재철)은 " 국가보안법 개폐논의가 진전되고 있지만 아직 도 국가보안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대법원 판례를 분석하여 판결하겠 다. 이적표현물 여부는 전후사정과 집필동기 등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 「한국사회의 이해」가 한국사회 분석에 있어서 마르크스주의의 방법을 사용한 것은 문제되지 않으며, 내용에 있어서 일부 북한의 주 장에 동조하는 바가 있지만 국가 존립 자체를 흔든다거나 자유민주주 의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은 없으며 강의를 목적으로 한 것이므로 이적 표현물로 볼 수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한국사회의 이해> 사건은 94년 당시 김일성 주석 조문 파동과 박홍 (당시 서강대 총장) 씨의 '대학가 주사파' 발언 등 공안몰이 가운데 탄 생한 것으로서,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공안당국의 폭 거라는 지탄을 받았다.

정 교수는 이날 "재판부가 검찰의 항소를 기각한 것은 당연하다"라고 재판에 소감을 말했다. 그러나 결국 무죄 판결은 내려졌지만, 이번 사 건이 정 교수 등과 우리 사회에 남긴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다. 정 교 수는 "이번 사건 때문에 어떤 글을 쓰더라도 자기검열을 하게 됐고 국 가보안법의 존재는 단지 사건에 관련된 우리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효과를 계속 발휘하고 있다"라며 "그 효과는 '유죄' 판결 이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