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받은 학내집회에 곤봉으로 무자비 진압
시위에 참가한 여학생이 경찰의 폭력 진압 과정에서 머리에 부상을 입고 뇌수술을 받은 사건이 발생했다.
7일 오후 3시경 고려대 교내에서는 고려대, 동국대, 수원대 등 수도권지역 대학교 학생 2백여 명이 모여 ‘노동법 개악 저지를 위한 청년학생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어 학생들이 교문앞으로 나가 시위를 벌이자, 경찰은 곤봉과 방패를 휘두르며 진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홍아무개(고려대 91학번) 씨가 머리가 함몰되는 부상을 입었다. 홍 씨는 고대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이대 목동병원으로 후송되어 뇌수술을 받았으며 10일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 홍 씨 외에도 코뼈가 부러진 학생, 턱뼈에 금이 간 학생 등 고대생 3명이 고대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고대 총학생회측은 밝혔다.
고대 총학생회는 “이미 집회신고를 해 놓은 상황이었고, 쇠파이프나 돌멩이 등 아무런 무기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며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행사를 비난했다. 학생회 관계자는 “교문앞 시위를 벌인 뒤돌아서는 순간 경찰이 진압에 나섰으며, 학교안 까지 들어와 마구잡이로 폭력을 행사하며 연행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성북경찰서장이 직접 진압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20명의 학생들을 연행했다. 김원정(고려대 94학번) 씨 등 연행자들은 즉심에 넘겨져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거나, 훈방, 불구속입건 조치 등을 받은 뒤 8일 모두 석방되었다.
고대 총학생회측은 이날 경찰의 폭력진압과 학원난입, 학생부상 등에 대해 민형사상의 소송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