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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자료, 밑그림을 그려보자

[클릭! 인권정보자료] 「국가인권위원회 발간자료 분류 및 양적분석 보고서」

지은이: 범용/ 펴낸곳: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정보자료실/ 펴낸날: 2005년 8월/ 120쪽



인권단체는 물론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 스스로도 인권위 발간자료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상황에서, 지난 4년간 인권위가 발간한 자료만을 대상으로 분석을 시도한 보고서가 나왔다.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정보자료실이 <국가인권위원회 발간자료 분류 및 양적분석 보고서>를 낸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7월 현재 인권위 발간자료는 총 232건이다. 이들 발간자료의 분류기준에 대해 보고서는 "무엇보다 발간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점검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어야 한다"며, '자료의 생산과 관련된 인권위 업무의 성격'에 따라 분류할 것을 제안한다. 그렇게 되면 인권위는 업무 진행에 따라 자료 발간을 예측할 수 있고, 이렇게 예측이 가능해야 자료관리도 잘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인권위 발간자료는 용역자료 행사자료 활동자료 교육자료 연구자료 참고자료 공모자료 등 8대 범주로 분류된다. 그리고 전체 자료 232건 가운데 연구용역 자료가 77건(28.9%)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행사자료가 67건(28.9%)으로 그 다음을 차지한다. 이어 활동자료(35건, 15.1%), 교육자료(27건, 11.6%), 연구자료(11건, 4.7%), 참고자료(10건, 4.3%), 공모자료(5건, 2.2%) 순이다.

활동자료와 공모자료를 제외하고 192건의 발간자료에 대해서는 인권 영역별로 분석을 시도한다. 인권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인권위의 자료 발간이 적정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소수자·차별 관련 자료는 57건, 자유권 관련 자료는 50건이나 되는 반면, 사회권 관련 자료는 21건, 국제 관련 자료는 9건만이 발간됐다. 소수자 및 자유권 영역은 우대한 반면, 사회권 및 국제 영역은 홀대한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인권교육 영역은 출범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투자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결과를 근거로, 앞으로는 사회권 영역의 자료가 보다 많아져야 하며, 소수자·차별 관련 자료는 지금까지와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어떻게 심화시킬지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안한다. 인권교육 관련 자료는 질적인 향상을 꾀해야 하며, 국제 인권규범의 국내적 실행을 담당하는 '준국제기구'로서 국제 관련 자료의 생산에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번 보고서는 인권위 발간자료를 양적으로 분류하며 분석하고 있지만, 질적 분석으로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인권위조차 자신의 발간자료 총목록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현재의 한계를 솔직히 반영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인권위 발간자료 총목록 하나만을 파악하기 위해서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약 4개월 동안 인권위에 수차례 정보공개 청구를 해야 했던 지난한 과정을 소개한다. 그리고 이번 분석은 양적 분석에만 머물고 있다는 점을 솔직히 고백하면서, 질적 분석 작업은 이후 인권운동 진영 전체의 과제로 남기고 있다.

인권위 발간자료 목록을 파악하기 위해 정보공개 청구도 해 보고 담당 직원들과도 만나면서 인권위 자료관리 체계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다는 사실도 보고서는 고발한다. 무엇보다 인권위 내에서 발간자료 전체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단위가 명확히 존재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발간자료의 누락을 방지하고 시정하기 위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못한 점도 지적된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발간 당사자로서 자신의 발간자료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별도의 규정을 제정하거나, 현 자료실 규칙의 관련 조항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12쪽 분량의 분석 내용 뒤에는 이를 도표화한 '업무특성별' 발간자료 분류표 및 '인권 영역별' 발간자료 분석표가 덧붙어 있다. 여기까지는 인권운동사랑방 자료실에서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다. 덧붙여 실제 보고서에는 인권위 발간자료 232건을 하나하나 분류한 23쪽 분량의 총목록이 첨부되어 있으며, 이를 작성하기 위해 정보공개 청구 등을 통해 오간 각종 자료목록들도 근거로 추가되어 있다.

인권위는 물론이고 인권단체들도 인권위 발간자료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국내 유일의 인권옹호 전담기구로서 국가기관이 갖는 공신력과 정보수집능력 등을 기반으로, 인권위는 단일 기구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방대한 자료를 생산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인권위 발간자료에 대한 최초의 분석 작업은 의의가 있다 할 것이다. 인권위 발간자료, 양적 분석을 기반으로 이제 누구라도 밑그림을 그려보자. 밑그림 위의 자료 하나하나는 우리에게 보다 또렷하게 드러나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