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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자이툰 공격은 더 큰 비극의 신호탄"

파병반대국민행동, 즉각 철군 요구

지난 29일(이라크 현지시각) 이라크 아르빌에 주둔하고 있는 자이툰 부대가 포탄 공격을 받은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파병부대의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2일 열린 기자회견

▲ 2일 열린 기자회견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아래 국민행동)은 2일 정부합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이툰 부대가 이라크인들의 분노의 표적이 될 것이라는 반전운동의 경고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는 섬뜩한 소식"이라며 "정부가 말하는 평화와 재건의 허구성, 자이툰 부대에 대한 저항세력의 공격위협 현실화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1일 합동참모본부(아래 합참) 발표에 따르면, 자이툰 부대로 날아든 로켓탄 4발은 '적대세력'이 부대 남쪽 4∼5km 위치에서 급조식 발사관을 이용해 도로 주변 또는 차량에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부대 남쪽 400∼500m 지점에 떨어져 지역주민이나 부대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저항세력이 "테러 효과 극대화"를 위한 "추가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작전활동 외 영외활동 제한 등 부대 방호태세를 격상하고 △현지 치안전력을 이용해 원거리 공격 가능지역인 주둔지 외곽 경계를 강화하며 △취약시간대(저녁8시∼아침6시) 활동 병력은 방탄복과 방탄모를 착용하도록 했다.

자이툰 부대가 표적이 된 이유에 대해 국민행동은 "부시의 점령을 지지해서 세계 3위 규모의 군대를 파병했다는 근본적인 이유뿐 아니라 이라크내의 점령을 지지하는 쿠르드 자치정부와 매우 밀접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24일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자이툰 부대는 올해 2월 12일부터 아르빌 지역의 경찰 간부와 방위군 장교·사병 411명을 대상으로 치안전력 양성지원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는 올해말까지 훈련을 계속할 계획이며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사단급 이상의 모든 다국적군 부대는…책임지역내 이라크 치안전력 양성에 필요한 교육훈련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2일 열린 기자회견

▲ 2일 열린 기자회견



국민행동은 "자이툰 부대의 쿠르드 군대 훈련은 '평화와 재건'에 이바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라크인 학살을 돕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의 이라크 침략과 점령을 반대하는 이라크인들에게는 한국군도 미국과 같은 점령군"이라고 지적했다. 또 "쿠르드 지역은 전쟁을 겪지도 않아서 파괴로 인한 재건 소요가 별로 없거니와 이라크 전체적으로 점령군에 대항해 이라크인들이 지속적으로 저항에 나서 충돌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후복구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대부분이 전투병인 3600명의 자이툰 부대가 내건 명분인 '평화와 재건'은 처음부터 말이 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정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이번 사건은 지난해 반전운동이 파병연장 동의안을 저지하지 못한 후 그동안 자이툰을 잊고 있었음을 일깨웠다"며 "젊은이들이 받는 생명의 위협은 점점 커지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행동은 "올해 말까지로 되어 있는 파병시한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정부는 자이툰 부대를 당장 철수시켜야 한다"며 "이것만이 더 큰 비극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행동은 '고 김선일 씨 1주기 반전행동' 집회를 6월 26일 오후 3시 대학로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라크 국제전범재판(World Tribunal on Iraq in istanbul)이 6월 23일부터 27일까지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