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우토로' 강제징용 한국인 강제퇴거 위험

일본의 침략전쟁에 동원된 한국인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보상은커녕 50년 넘게 일구어온 삶의 터전마저 빼앗길 위험에 처해 있어 하루하루를 불안 속에 살고 있다. 문제가 되는 곳은 바로 일본 교토의 재일 한국인들이 모여 살고 있는 우토로 마을.

우토로는 일본의 침략전쟁 당시 국가와 기업이 공동으로 추진한 국책사업을 위해 강제징용 했던 한국인들의 집단숙식처였다. 일본이 패전한 이후 강제징용 당한 재일 한국인들은 어떠한 보상도 없이 들풀처럼 버려졌고,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이들은 그 자리에 부락을 형성하고 살아왔다. 그러나 87년 5월 우토로 토지를 소유하던 니산자동차 계열회사인 니산차체가 주민들 몰래 부동산업체 (유)서일본식산에 땅을 팔았고, 이어 12월 이 부동산업체가 전 주민에게 퇴거통보를 함으로써 문제가 시작된 것이다. 주민들이 이에 응하지 않자, 89년 (유)서일본식산은 세대주를 피고로 토지명도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우토로 마을 사람들은 10년이 넘게 투쟁을 벌여왔지만 결국 패소, 지난 2000년 최고재판소로부터 강제퇴거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재일 한국인들은 이 문제가 법률에 따른 토지소송문제만이 아닌 일제식민지 치하에서 발생한 역사적·사회적 문제로 일본 정부에 그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국제인권법에서도 규정하고 있는 거주의 권리를 철저히 무시한 행위라며 일본 정부와 기업의 야만성을 비난하고 있다. 이미 2001년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일본정부 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에서 "우토로 주민에 대한 퇴거명령이 △적절한 주거에 관한 권리(일반논평 4)와 △대안적인 주거마련 없이 강제 철거할 수 없다(일반논평 7)는 원칙에 위배된다"며, "법률상 및 사실상의 차별과 싸우는데 있어서 일본 정부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지구촌동포청년연대 배지원 집행위원은 "법적인 싸움은 이미 끝났지만, 우토로 문제는 과거 청산과 인권의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이들이 우토로에서 안정되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국 정부도 외교적 노력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우토로가 과거 역사의 아픈 부분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과거의 진실을 기억하고 알릴 수 있는 공간으로 남겨져야 한다"며 "국내 인권시민단체와 동포들의 많은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