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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영화'가 국보법을 떠나보내는 장송곡이 되었으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여 영화적 상상력과 리얼리티를 제약해 온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기 위하여 독립영화인들의 카메라가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연대의 문화주간(10월 15일~23일)에 발맞추어 기획되고 한국독립영화협회(아래 한독협)의 주관으로 추진되는 '국가보안법철폐 프로젝트'(아래 프로젝트)가 그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이 프로젝트의 프로듀서를 맡은 인디다큐페스티발의 홍수영 사무국장은 "현실에 발을 딛고 작업을 하는 독립영화인들이 영화라는 매체를 활용하여, 현재 운동진영의 화두인 국가보안법 철폐 운동에 동참한 것"이라며 프로젝트의 의의를 설명했다. 프로젝트는 국가보안법이 끼친 사회적 악영향이 넓고 깊은 만큼 국가보안법 철폐의 당위성을 다채롭게 논하는 6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김경만 감독은 <학습된 두려움과 과대망상>에서 국가보안법을 맹신하는 자들과의 인터뷰와 한국 현대사를 기록한 필름을 포개어 놓으며 '반공이라는 오래된 망상 속에 존재하는 적에 대한 맹목적인 두려움'의 실체가 왜곡된 한국 현대사에서 기인함을 드러낸다.

최진성 감독의 <Catch me if you can!>은 국가보안법을 한번 고의적으로 어겨보겠다는 '도발'에서 시작한다. 감독은 애초 국가보안법 사수 집회에서 빨간 옷을 입은 '텔레토비 뽀'와 함께 인공기를 흔들고 적기가를 부르는 퍼포먼스를 연출하여 카메라에 담으려 했다. 결국 뜻한바 그대로 완성되지는 못했지만, 작품은 국가보안법을 희화화하여 그 실효성을 되묻게 만들도록 제작되었다.

그동안 반세계화 투쟁 영상물들을 선보여 왔던 '스튜디어 아이스크림'도 이번 작업에 동참했다. 이훈규 감독은 극영화 <나쁜 피>에서 국가보안법 바이러스가 들어있는 혈액을 유포하려는 시도와 이를 막으려는 자들의 노력을 그리면서, 국가가 민중을 조정하기 위한 도구로 국가주의와 국가보안법을 사용하고 있음을 고발한다.

미디어 참세상 영상팀은 <저공, 원숭이 그리고 상수리열매>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상기시키면서, 개악된 집시법과 테러방지법 제정 시도 움직임이 국가보안법이 품고 있는 악영향을 그대로 내포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외에도 <우익청년 윤성호>와 <남매와 진달래>등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다.

프로젝트는 17일에 열리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영상제와 23일에 있을 국민문화제에 상영될 예정이며, 이후 DVD 등으로 배급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