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논평> 인간의 권리를 거부하는 학교는 가라

배움의 터전인 학교가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를 주장한 학생의 요구를 묵살하고 '제적'시켜 버렸다. 민주주의와 정의, 자유와 인권을 가르쳐야 하는 학교가 종교의 자유를 외치며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호소하는 학생을 내팽개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는 현실에 경악할 따름이다. 학교의 입장과 태도를 나름대로 이해하고 경청하며 자신의 문제제기에 대한 학교의 합리적 판단을 기다려온 강의석 학생에게 학교는 퇴학으로 답했다. 이것이 '미숙한(?)청소년'보다 이성적인 판단을 한다고 자부하는 성인들, 기성대세의 참 모습인가! 이것이 교육의 역할을 담당하는 국가기관인 학교가 보여야할 본보기란 말인가!

강의석 학생은 학교에서 종교의식을 강요받지 않을 권리, 어떠한 종교를 가지고 있는지 밝히지 않을 권리를 요구하며 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너무나 명백한 인권침해임에도 우리 사회는 그동안 학교에서 수많은 학생들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당하고 있는 사실을 묵인해왔다. 학교 내에서 인권침해는 오랫동안, 그리고 버젓이 자행되고 있었다. 강의석 학생의 1인 시위는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침묵을 일깨워줬다.

누구의 강요도 받지 않고 종교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보편적 권리임을 부인할 사람이 있는가? 인권의 사각지대로 불리는 교도소에도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 마당에 학교에서는 아직도 이 보편적 인권의 기준이 통하지 않는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상급기관인 교육청이 내놓은 대책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여전히 '학교재량'이라는 말만 되풀이 할 셈인가. 강의석 학생 한 명의 문제가 아님을, 결코 이번 징계로 끝날 문제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학교에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면 제2, 제3의 '강의석'은 계속 나올 것이다.

교육청과 교육부는 종교계 중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종교의 자유 침해를 차마 몰랐다고 하지는 못할 것이다. 지금의 사태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회피하지 못할 것이다. 법적 소송이나 국가인권위 진정에 눈치보고 전전긍긍 기다릴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하루속히 구제하고, 대책을 마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