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끝까지 함께 하자"

미등록 이주노동자 합법화 요구, 이주노동자 농성 200일

'설마 농성을 계속 해낼 수 있을까'했던 마음이 '도대체 내가 어떻게 200일 동안이나 농성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는 마숨(방글라데시) 씨. 지난 30일 마로니에 공원에서 개최된 '강제추방 저지와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 쟁취를 위한 농성투쟁단(아래 농성단)' 결의대회에서 만난 이주노동자의 말이다.

지난해 11월 15일부터 명동성당에서는 법무부의 강제추방에 저항하며 100여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농성을 시작했다. 출입국관리소의 무차별 연행에 항의하고, 고용허가제의 노동권 침해를 고발하고 나섰던 이들. '자진출국거부선언'을 주도하면서 법무부는 농성자들에 대한 표적단속과 강제출국을 노골화했다. 깨비, 헉, 농성단 대표 샤멀 씨까지 연행되면서 이들은 목숨을 건 단식으로 농성을 이어왔다.

30일 결의대회는 농성 200일을 기념하며 다시 투쟁의 결의를 모으는 날. 이주노동자들의 농성을 지지하는 전국 이주노동자들이 모였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 노동자, 학생 등도 함께 연대했다.

대구 성서공단에서 일하고 있다는 아나몰리(방글라데시) 씨는 "지난 4월에 한 이주노동자가 임금체불 문제로 지하철에 뛰어들어 자살했다"며 여전히 심각한 이주노동자들 인권 실태를 전하고 "우리도 농성단처럼 대구에서 투쟁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주노동자 몸짓패 '전태일'의 한 이주노동자도 "지역에서 투쟁하는 15만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있었기에 40여 명의 농성단이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이어올 수 있었다"며 이주노동자 투쟁이 전국으로 확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0일 동안이나 명동성당에서 노숙농성을 이어왔지만 여전히 '불법체류자'의 신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농성단 대표 안와르 씨는 "농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찾을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들이 걸어온 길은 멀고도 험난하고 얼마나 더 가야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그 동안 함께 해온 농성단원들에게 "희망을 버리지 말고 끝까지 함께 하자"는 말을 전하고 싶다는 하십(방글라데시) 씨의 웃음 뒤로 '질긴 놈이 끝내 승리한다'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