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형벌이 과연 교화를 가져올까?

올 인권영화제에서 상영하는 '갇힌 이들의 이야기'

올 인권영화제의 상영작에선 한 명의 특이한 인물을 만날 수 있다. 인권활동가나 피해자도 아니며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혁명가도 아니다. 그는 세상 사람들 모두에게 무시당하고 있는 잡범, 바로 '범죄자'이다. 미국 흑인 하층민 소년들의 성장과정을 세밀히 기록한 다큐멘터리 <후프 드림>으로 주목받았던 작가 스티브 제임스의 최근작 <스티비>의 주인공 스티비가 그이다.

감독은 십여 년 전 보호시설에 있던 십대 소년 스티비와 후견인의 인연을 맺은 적이 있었다.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새 할머니에게 길러졌던 스티비. 감독이 찾은 그는 30세 초반에 이미 '실패한 인생'이었다. 변변한 직업도 없이 감옥을 드나들며 술과 마리화나에 절어 살고 있는 그는 설상가상으로 조카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 중에 있다. 감독은 나락으로 떨어진 스티비를 일으켜 세우거나 비난하지도 않는다. 무모하리만큼 찬찬히 카메라를 들이대며 "그는 누구이며, 누가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라고 묻고 있다. 스티비에 대한 감독의 무기력이나 부채감은 사회의 무능력으로 고스란히 치환된다.

소년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한 편도 이번 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일탈과 방황이 주를 이루는 소년수들은 예방 교화라는 차원으로 '소년원'에 수감된다. 하지만 소년원 역시 감옥과 다를 바 없는 '구금시설'이다. 감독은 미샤를 중심으로 한 소년원의 일상을 통해 '소년수 교정'의 음지와 양지를 고루 보여준다. 라트비아의 노장 다큐멘터리스트 헤르츠 프랑크의 1975년 작품이다.

니카라과이의 가장 큰 교도소 라 모델라. 감독은 재소자들과 함께 비디오 제작 워크샵을 시작한다. 대부분 갱단에 연루되어 살인을 저지른 이들은 평생을 감옥 바깥에 발을 내딛을 수 없는 중형을 선고받은 사람들. 카메라를 든 재소자들은 끔찍한 형벌 공간, 동료재소자,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찍으면서 이중의 고통을 겪는다. 좌절하고 그만두는 이가 있는가 하면, 이들의 억눌린 분노가 표출되어 제작시간엔 고성이 오가기 일쑤이다. 한 번 정해진 형기는 개인의 속죄와는 상관없이 가혹하게 적용되는 것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이른바 "응보형의 형벌이 교화와 무슨 상관인가?"라는 질문을 그치지 않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