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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미국의 그 모든 '전쟁'에 저항한다"

[인터뷰] '제국'의 심장부에서 날아온 평화운동가, 새라 플라운더스

"미국은 이라크전에 대한 국내 반대 운동이 거세어지자 이를 모면하려고 각국에 파병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비전투병은 안전하다는 한국 정부의 주장은 거짓입니다. 현재 이라크 전역은 열화우라늄탄으로 인한 방사능 오염이 모든 생명체를 위협하고 있고 이라크인들의 저항 공격도 하루 25-30건씩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비전투병들이라고 이런 위험을 피해 갈 수는 없습니다."

국제행동센터(International Action Center)의 공동 사무국장 새라 플라운더스 씨는 한국정부의 파병 추진 계획을 이렇게 비판했다. 걸프전 이후 이라크를 5차례 방문해 '열화우라늄탄의 피해'를 조사해 온 그녀는 이러한 내용을 한국에 알리고 반전운동에 결합하기 위해 국제민주연대 등 국내 인권단체들의 초청으로 지난 5일 방한했다.

국제행동센터는 91년 걸프전 직후 만들어진 미국의 대표적 반전운동단체다. 이들이 주목하는 전쟁은 '미국이 일으키는 전쟁'. "89년 소련 사회주의체제가 막을 내리자 많은 미국인들은 냉전이 끝나고 평화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우리는 미국이 일으킬 패권전쟁의 기운을 감지하였습니다. 그래서 베트남 반전운동을 경험한 활동가들이 걸프전이 일어나자 공동의 행동을 조직한 것입니다." 국제행동센터의 창립 배경을 플라운더스 씨는 이렇게 회고한다.

국제행동센터는 9.11이 발생하자 신속히 'A/N//S/W/E/R'라는 전국반전네트워크를 만들어 '테러와의 전쟁' 음모를 경고했고, 그후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터졌다. "9.11을 누가 일으켰든지 미국의 군사 패권주의자들은 이를 통해 '전쟁 명분'을 챙겼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그 다음 목적지로 미국은 북한을 지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테러와의 전쟁'은 미국 내에서도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의회에서 아무런 문제없이 통과된 '애국자법'은 수많은 외국인을 추방하고 도청, 감시모니터 설치, 의료·신용카드 기록 조회 등 모든 것을 국가가 감시할 수 있게 했습니다. 평화운동단체들은 집기를 빼앗기고 자금이 동결되어 문을 닫고 있고, 심지어 도서관의 대출 내역까지 국가에 보고해야 합니다."

플라운더스 씨는 이러한 국가정책에 반대하여 도서관 사서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대출 리스트를 없애는 불복종운동을 벌이고 있고, 100여 개의 시의회는 '애국자법 반대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등 풀뿌리운동이 전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녀가 말하는 또 하나의 전쟁터는 바로 감옥이다. "미국내 재소자는 약 2백만 명입니다. 소년원과 구치소를 포함하면 5백만이 넘습니다. 세계 최대규모입니다. 아직도 많은 주에 사형제도가 있고 심지어 어린이를 사형하는 곳도 있습니다. 감옥은 인종, 정치적 억압의 산실이기도 합니다. 흑인 남자 1/4이 감옥에 있고 그들 중에는 수많은 정치범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사형수 무미아 아부자말이 바로 그런 사람이라고 말하는 플라운더스 씨는 양심수 석방운동과 사형반대 운동이 무미아와 같은 사형수들의 생명줄이라고 말한다.

6일 플라운더스 씨는 '이라크전과 열화우라늄탄의 피해'에 관한 방한 기자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국회 앞에서 열린 '테러방지법 제정 반대' 집회에도 참가했다. 7일 미대사관 앞에서 '파병반대 1인 시위'와 '열화우라늄탄의 피해에 관한 토론회' 등에 참석한 후, 8일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