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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사회적 약자 보듬는 형사절차 -『형사절차와 취약계층』

지은이: 조국 외 3인/ 펴낸이: 사람생각/ 2003년/ 345쪽

우리 나라 형사절차와 관행이 권리를 쉽게 침해받는 사람을 어떻게 취급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문제점과 개선책이 무엇인지를 제시한 단행본이 출간됐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취약집단인 '성폭력범죄 피해여성, 정신장애인, 아동, 외국인노동자' 등에 초점을 맞춰 이들이 현행 형사절차에 놓여있는 상황을 검토한 후 비교법과 국제인권법에 기초하여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조국 교수는 성폭력범죄에 대한 남성 중심적인 편견이 피해여성을 '의사(擬似) 피고인'으로 취급받게 하고, 결과적으로 성폭력 피해여성을 이중의 폭력 앞에 노출시키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어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근거하여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인격과 프라이버시가 보호되도록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의 개정을 제안하고 있다. 정규원 교수는 정신장애인이 형사절차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검토한 후, 정신보건법에 규정된 정신장애자의 강제입원의 오·남용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최병각 교수는 아동에게 성인과 구별되는 형사절차상의 법적 지위와 권리 및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는 시각에서 △범죄소년에 대한 형사절차의 축소 △우범소년에 대한 보호절차의 축소 △미결구금의 최소화 △변호인 조력의 보장 등을 주장하고 있으며, 김성근 변호사는 외국인노동자들이 수사와 재판단계에서 겪는 언어소통의 문제, 법체계와 문화의 차이, 변호인 선임에서의 곤란함, 강제출국 조치의 문제 등을 지적하고 있다.

형사절차에서 사회적 약자들의 실질적인 평등을 이루기 위해 이 책이 제안하고 있는 적극적인 조치들을 시급히 검토하고 현실화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