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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영화로 돌아온 99년 시애틀의 함성

반세계화의 상징 담은 <세계를 뒤흔든 5일, 시애틀 투쟁>

오는 9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는 WTO 제5차 각료회의에 대응하여 신유주의의 핵심 추진기구인 WTO의 행보를 막기 위한 국내외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반신자유주의 운동이 국제연대의 중요성에 깊이 공감하게 된 토대에는 반세계화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99년 시애틀 투쟁이 있다. WTO 제3차 각료회의를 저지시켰던 이 시애틀 투쟁은 국제적인 미디어 네트워크 형성에 분기점이 된 사건이기도 하다.

현재 세계 80여개국에 존재하는 독립미디어센터(Indimedia Center, 이하 IMC)는 시애틀 투쟁기간 동안 주류 미디어의 왜곡 보도에 맞서, 당시 현장에 집결한 자율적 주체들의 건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경찰들의 폭력을 알리는 데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제4회 서울노동영화제의 상영작이기도 한 <세계를 뒤흔든 5일, 시애틀 투쟁 Showdown in Seattle>은 당시 현장을 담은 수많은 비디오 활동가들의 촬영분을 바탕으로 투쟁 기간동안 인터넷, 위성방송을 통해 매일 송출했던 다섯 개의 시리즈를 60분으로 압축하여 재편집한 작품이다.

<세계를 뒤흔든 5일, 시애틀 투쟁>은 크게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WTO의 전주]에서는 활동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간을 배제하고 이윤 증식을 위한 초국가적 논리를 강제하는 WTO의 폐해를 지적한다.

99년 시애틀의 현장을 기록한 [민중의 단결]에서는 WTO로 인한 억압적 질서를 직접 경험하고 있는 제3세계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은 물론, 최루탄과 고무총알 등을 이용해 시위를 폭력 진압하는 무력 경찰들의 적나라한 실상을 포착한다.

[자유로운 미디어를 쟁취하다. IMC-시애틀]에서는 독자적인 미디어 망을 구축해 시애틀의 현장과 발빠르게 호흡하며 대항 언론의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는 IMC의 사무실을 찾는다. IMC의 독특한 운영 방식과 철학 등을 제시하면서 그들의 활동이 매체의 진보적인 활용, 미디어 활동가들의 자발적 의지, 효율적인 네트워킹 등을 통해 가능했음을 보여준다.

[IMC 외부]에서는 갖가지 행태로 연일 계속된 경찰 탄압의 실상을 보여주고, [시애틀 점령]에서는 12월 1일 철강 노동자들의 집회 현장을 집중 보도하면서 충만한 에너지로 가득했던 당시의 열기를 전한다. 특히 노동자, 환경운동가 등 각기 다른 분야의 활동가들이 WTO가 공공의 적임을 확인하고 연대의 장을 형성하는 모습은 시애틀 투쟁의 의의를 시사한다.

[저항하는 포로들]에서는 농민들을 소외시키며 유전자 조작 식품을 유포시킨 결정적인 주체로 WTO를 지목하고 시애틀을 찾은 활동가들, 다국적기업에 의해 제3세계 국가의 환경이 파괴되어 가는 현실에 주목하여 투쟁에 참여한 이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며, WTO가 전세계적으로 총체적인 난국을 가져오는 지배 체제임을 드러낸다.

마지막 [민주주의의 참모습]에서는 세대와 활동영역을 넘어서 '너무 많은 사람을 열 받게' 한 WTO의 회의를 실질적으로 저지시키고 WTO 내부의 동요를 자극한 시애틀 투쟁을 돌아본다. '위험을 느낀 체제의 반격'인 경찰의 폭력 앞에서 V자를 그리며 승리했노라 화답하는 한 활동가 모습이 오는 9월 칸쿤에서 재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 문의: 노동자뉴스제작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