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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교장단과 학사모의 '전교조 탄압' 이중주

ㅈ초등학교 사건이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데는 교장과 학사모의 긴밀한 유착관계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학사모 김형진 교육부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학교 회원들의 요청으로 전국 학사모 대표가 학교를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교장의 만류로 방문 계획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개입 사실은 부정했지만, 회원들을 통해 학사모의 개입이 요청된 사실은 스스로 인정한 셈.

학사모는 지난해 4월 창립된 이래 지속적인 전교조 반대 운동을 펼쳐왔다. 김재석 진보교육연구소 소장은 <진보교육> 16호(2003.7)에 실린 글을 통해 "학사모가 지난 1년동안 한 일이라곤 전교조를 스토킹한 것밖에 없다"고 잘라 말한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학사모는 전교조 서울지부와 서울시 교육청이 체결한 '합법적' 단체협약에 대한 무효소송을 제기하기까지 했다.

학사모가 사회적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올 초 충남 보성초 서교장 자살 사건부터였다. 이후 학사모는 네이스 관련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철회 요구, 전교조 연가집회 참가교사에 대한 퇴출운동 전개 발표 등 기자회견을 연이어 개최하면서 보수언론의 주목을 받아왔다.

최홍이 서울시 교육위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금까지 학사모가 학교장 앞으로 발송한 협조요청 공문은 확인된 것만 해도 5건. 올 3월말과 4월초에는 두 차례에 걸쳐 '학사모 회원 추천'을 의뢰해 약 180여개 학교에서 201명의 회원을 추천받기도 했다. 심지어 지난 5월 11일 열린 전국교장결의대회에서는 학교장들로부터 자원봉사 학부모까지 '추천'(?)받아 자원봉사까지 펼쳐 교장단과 학사모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 교육위원은 "교장들이 교단 대립의 틈새를 학사모에 제공해 교사들을 자극하고 있다"면서 "임의단체인 교장단 회비까지 학교운영비로 내고 있는 교장들이, 교장단이 끼고 돌지 않으면 열흘도 못 가 쓰러질 조직인 학사모를 키워주고 전교조를 탄압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꼬집었다.

학사모는 늘 '전교조가 학생 인권과 학습권을 볼모로 투쟁한다'며 비난한다. 그러나 이들에게선 학생의 교육권 향상을 위해 사용돼야 할 학교운영비를 사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교장단에 대한 비판이나 학생들의 정보인권을 침해하는 네이스에 대한 근본적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