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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평화로운 네팔과 강제추방 없는 한국을 꿈꾼다!

국내 네팔이주노동자 공동체들, 연합단체 결성


1일 전국에서 모인 60여명의 네팔 이주노동자 공동체 대표들은 안양 전진상복지관 강당에서 네팔이주노동자연대(United Nepalis Migrants Association, 약칭 UNMA)를 결성했다.

네팔이주노동자연대는 내전상태에 있는 네팔에 평화를 요구하는 한편 미등록 이주노동자 관련 한국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항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네팔인 써머리 씨는 "현재 네팔에서는 정부군과 마오이스트들 간의 전쟁으로 인해 많은 민간인들이 학살됐다"며 "한국에 있는 대부분의 네팔 이주노동자들은 네팔 국내의 무정부적인 상황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네팔은 1990년 군주제에서 민주주의로 전환한 이후 의회당과 공산당이 주요당으로 부상했고 94∼95년에는 공산주의자들이 카트만두 지방정부를 이끌기도 했지만 전국에 걸쳐 나타나는 정부의 부패와 지도력 부재 등으로 인해 정치적 혼란과 내분은 계속 가중돼 왔다. 이런 가운데 그 이전까지 합법적으로 활동해왔던 마오주의자들은 96년 의회 정치와의 단절을 선언했고 정부에 대항, 전쟁을 선포했다. 서민들은 사회적 불평등과 부조리를 고발하는 마오주의자들의 주장에 호응하며 이들을 지지했지만, 동시에 점점 더 격렬해지는 내전으로 인해 민간인 희생자는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한국정부마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강제 출국시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많은 네팔이주노동자들은 위협을 느끼고 있다. 네팔문화센터의 대표이자 이번에 네팔이주노동자연대의 대표를 맡게된 몰리 씨는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강제출국당해 본국으로 돌아간 이후, 내전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며 특히 "대부분 이주노동자들의 집이 시골에 있는데, 시골로 갈수록 내전은 더욱 격렬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군이 마오이스트로 위장 잠입해 민간인을 학살하는 경우도 있고 마오이스트들이 귀국한 이주노동자들에게 지나치게 큰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며 "심지어 귀국한 동료들은 절대 네팔에 돌아와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네팔이주노동자들이 선택한 것은 한국 및 네팔정부와 싸우는 것. 써머리 씨는 "우리가 근본적으로 원하는 것은 우리가 돌아갈 땅인 네팔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한국 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을 바꾸는 것"이라며 "이것은 한국에 있는 네팔이주노동자들 뿐 아니라 홍콩이나 일본에 있는 네팔이주노동자들에게도 마찬가지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네팔이주노동자연대의 결성을 참관한 안양전진상복지관 이금연 관장도 "네팔은 한국이 해방 직후 처했던 상황과 매우 비슷하다"며 "네팔노동자들의 평화 운동은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네팔이주노동자들의 이런 운동이 한국에 있는 다른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자극이 되고, 한국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네팔이주노동자연대는 앞으로 한국사회에 네팔의 상황을 알려나가는 한편 정부의 미등록 이주노동자 강제출국 방침에 항의하는 서한을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리고 네팔의 평화를 요구하는 엽서보내기 운동, 서명운동 등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홍콩이나 일본 등지에 퍼져있는 네팔이주노동자들과도 함께 연대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