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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민주노총, 병원파업 해결촉구 농성

단식 8일째, 보건의료노동자 1명 탈진


보건의료노조 노동자들의 단식농성이 8일째 접어든 2일, 민주노총 중앙지도부와 산별연맹 대표자들도 병원파업 해결을 촉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2일 아침 11시 민주노총(위원장 직무대행 유덕상)은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동성당에서 보건의료노조 지도부를 비롯한 수십 명이 8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데도 정부당국은 병원 등 장기파업 해결을 위한 그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라며 농성에 돌입하는 이유를 밝혔다. 민주노총은 “정부당국이 병원파업 사태를 빨리 수습하고 직권중재제도를 철폐하라”며 “계속 방관한다면 5일과 12일 대규모 집회와 16일 보건의료노조 연대파업 등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끝날 무렵 단식농성 중이던 강남성모병원 소속 조합원 이희진 씨가 혈압이 갑자기 낮아지면서 탈진 상태가 돼 인근 백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다. 손과 다리를 주무르고 “울지 말라”며 이 씨를 진정시키던 동료 조합원들은 막상 이 씨가 병원으로 실려가자, 다들 눈 주위가 붉어지도록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단식농성자 중 한 명인 오현나 씨는 “단식이 8일째 되니 다들 더 힘든 것 같다”라며 “동료가 쓰러지니 마음이 안 좋다”라고 말했다.

지난 9월 11일 정부가 경희의료원과 강남성모병원에 경찰병력을 투입, 노동자들의 파업 농성을 진압한 후 20여 일이 흘렀다. 그러나 가톨릭 중앙의료원은 경찰병력을 병원 안팎에 상주시킨 채 복귀만을 종용할 뿐 어떠한 교섭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은 △경찰병력 투입 책임자 문책 △병원 경영진의 부당노동행위 엄중 처벌 △파업 해결을 위한 노사대화 즉각 재개 등을 촉구해 왔으나, 정부당국도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지 않고 있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2일 오후 2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16일부터 보건의료노조 전 사업장이 △장기파업 사업장 문제 해결 △직권중재제도 철폐 등을 촉구하며 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5일근무제 도입 관련 정부입법안은 노동조건을 크게 후퇴시키는 근로기준법 개악 수단으로 전락했다”라며 “정부가 입법안을 전면 수정하지 않고 강행한다면, 국회 상정 시기에 맞춰 총파업에 들어가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은 21일부터 닷새간 전 사업장에서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27일에는 근로기준법 개악 저지를 위한 양대노총 제조부문 노동자 총궐기대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