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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5.5 인권영화제 개막

팔-이스라엘 분쟁 집중조명


18일 광화문 아트큐브에서 ‘5.5 인권영화제-다시 보는 명작선’이 개막됐다. 지난 5년간 해마다 가을이 되어야 열렸던 인권영화제가 올해는 5월의 한복판을 가로지른다. 그것도 서울 광화문 근처의 개봉관에서 당당하게.

‘영화를 통해 표현된 인권현실을 자유롭게 이야기한다’는 인권영화제의 취지가 사전검열의 관행에 익숙해 있던 정부당국에게는 애초부터 어불성설. 따라서 개최불허, 지속적 협박, 대표구속 등 지난 5년간 정부당국의 탄압과 인권영화제의 역사를 쌀쌀한 가을날씨와 함께 기억하는 사람은 누구나 “올해는 왜 봄일까?” 하는 의문을 갖는다.

“인권운동사랑방은 인권단체이지, 영화단체가 아니다. 인권관련 법안이 심사되는 가을 정기국회 때 제일 바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가을에는 인권단체 본래의 활동에 충실하려 한다. 또 인권영화제가 가을에 열리면 지역 인권영화제가 겨울까지 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어 봄으로 옮겼다.” 인권영화제의 총감독 서준식 대표의 답변이다.

5.5 인권영화제에 상영되는 작품은 총 41편. 팔레스타인 재앙의 진원을 찾는 이슈포커스 11편, 지난 5년간의 상영작 중 다시 보여주고 싶은 명작선 19편, 애니매이션 8편과 한국영화 3편이 그것이다. 특히 18일은 9편의 상영작이 모두 팔레스타인 문제를 다뤄 그야말로 이슈포커스의 날이었다. 이날 상영작을 빠짐없이 본 김강수 씨는 “테마 위주로 짜여진 오늘 영화들이 참 좋았다”며, “특히 <팔레스타인, 땅의 역사>라는 작품을 통해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잘 알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장에는 상영작 중 하나인 <록, 종이, 미사일>의 제작자 제이미 맥클레란드 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제이미 씨는 “팔레스타인과 관련된 작품이 많이 상영되어 인상적이었다”며, “검열에 대해서도 매우 용감한 영화제라고 이미 알고 있다”며, 다른 곳의 영화제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한국의 인권영화제를 평했다. 서 총감독은 개막식에서 “분노도 하고 웃기도 하고 마음도 아파하면서, 인권을 생각하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며 인권영화제의 변함없는 목적을 밝혔다.

한편, 인권영화제 총기획 김정아 씨는 “상영조건이 안정적인 반면, 운동하는 사람들의 장터 같은 분위기가 덜 느껴진다”고 평했다. 교정에서 도심으로 옮겨 열린 5.5 인권영화제는 정부당국의 탄압을 이겨낸 승리이자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것도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