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인권위 만들되 최대한 허약하게'

'당정합의', 면책특권 부정, 시행령 제정권은 이견


실효성 없는 국가인권위원회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법무부가 인권위설치에 제동을 걸고 민주당이 이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7일 국가인권위를 독립적 국가기구로 하고 위원장의 국회 출석 및 의견진술권, 국무회의 출석 발언권 등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관계자는 김경천 법무부 차관이 참가한 가운데 이같이 합의했다며 "8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법안내용을 보고한 뒤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또 인권위원의 면책특권, 증인신문권 등은 채택되지 않았으며, 인권위원회에 시행령 및 규칙 제정권 부여, 인권위 상임위원의 숫자 등은 논란 끝에 복수안으로 제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특히 면책특권, 증인신문권, 시행령 제정권, 상임위원 숫자 등은 인권단체들이 인권위원회가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라고 강조해 왔던 사항들이다.

'올바른 국가인권기구 실현을 위한 민간단체 공대위'는 △인권위원에게 면책특권을 부여하지 않을 경우 인권위위원들은 무수한 송사에 시달려 사실상 업무가 마비되고, △국가기구로 된다고 해도 시행령 제정권을 국가인권위가 아닌 다른 기관에서 가질 경우 결국 법무부가 사실상 인권위의 주무부처이자 상급기관이 되고, △인권위 상임위원의 숫자를 2명 등 극히 소수로 할 경우 인권침해 증거인멸, 조작 방지 및 피해확대를 막을 수 있는 긴급한 활동을 불가능하게 하여 인권위가 실효성을 상실한다고 강조해왔다.

특히 7일 발표내용 중에는 인권위의 조사대상을 축소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애초 '헌법상 기본권 침해행위'로 포괄적으로 규정했던 부분을 '자유권적 기본권'으로 한정하고, 차별행위 부분도 주요 차별영역을 추가로 명시해 조사범위를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여성차별, 노동영역이 사라져 인권위원회의 차별행위 조사는 거의 실익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인권위원의 지위·자격 및 선출절차, 인권위원회의 정책자문기능의 범위, 위증·허위진술·증거날조 등에 대한 위원회의 권한 등에 대한 당정합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한편 법무부는 수준미달의 '당정합의'에 불구하고 민주당의 발표에 대해 '(당정간에) 합의한 일이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