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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경찰, '불법체류자'에 가혹행위

통역인도 없이 짓밟고 상처치료도 늦장

경찰이 살인용의자로 조사하던 외국인 노동자를 발로 짓밟는 등 가혹행위를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7일 자정 수원역 앞 골목에서 숨진 잠비아인 살인용의자로 붙잡은 인도네시아 국적 노동자 4명을 근처 고등파출소로 데려간 경찰이 이라완(24) 씨를 폭 50센티, 길이 3미터 크기의 파출소 지하탈의실 사물함으로 데려가 무릎을 꿇린 후 구둣발로 머리를 차, 왼쪽 머리 윗 부분이 의자에 부딪히는 일이 발생했다. 16일 이들을 접견한 김칠준 변호사에게 이라완 씨는 넘어져 피를 흘리는데도 경찰이 구둣발로 머리를 짓이겨 이마, 머리 등에 각각 7센티 정도 찢어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라흐만 씨도 같은 곳에 끌려가 유사한 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라완 씨를 제외한 나머지 3명도 변호사 접견 때 "이마에 1자형 흉터가 있는 경찰관이 주먹, 발로 수 차례 머리를 때렸다"고 진술했다.


피를 흘리는데도 발로 짓밟아

수원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이라완 씨가 체포될 때 자해를 해 상처를 입었으며, 뒤늦게 상처 입은 사실을 발견하고 9일 병원으로 후송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자해장면을 목격한 의경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뒤늦게 상처를 발견했다는 경찰 주장하고도 충돌해 납득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8일 새벽 2시 무렵 고등파출소에서 수원 남부경찰서로 이송된 이들 중 라흐만 씨 등 2명만이 같은 날 오후 4시 무렵에야 까지 통역인과 잠깐 개인면담을 한 것이다. 그것도 조사할 때는 통역인이 참가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사실은 통역인으로 간 수원 엠마우스 관계자에게도 확인됐다.

경찰은 8일 저녁 8시 경 한독병원에 이들을 후송, 간호사로부터 간단한 치료만 받고 혈흔증거대조를 위한 채혈만 했다. 9일 저녁 6시 무렵에야 치료를 받은 이들은 저녁 12시 무렵 목동 출입국관리소로 이첩됐다. 또 목동 출입국관리소는 '불법체류' 상태인 이들을 11일 영등포구치소에 '보호의뢰'했다.

목동 출입국관리소 심사담당 관계자는 "이들은 상해치사혐의를 받고 있으며, 경찰 의뢰한 혈흔조사결과를 보고 신병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수용능력을 초과해 영등포구치소에 보호의뢰 했다"며, "출입국관리소에 온 이후 경찰이 이들에 대해 조사를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18일 여운철 변호사는 '불법체류' 상태인 이들이 곧 강제추방 될 가능성에 대비, 이들의 상해정도 및 진술에 대한 증거보전신청을 수원지방법원에 접수했다. 수원외국인노동자쉼터, 다산 인권센터 등 인권단체는 이 사건에 대해 진상을 조사하기로 했다.

<바로잡습니다>
'경찰, 외국인노동자에 가혹행위' 기사와 관련, 수원 엠마우스 관계자는 감비아인 살해사건과 관련해서 통역인으로 갔다가 인도네시아 국적 이주노동자들의 어려운 처지를 보고 잠깐 면담을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