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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논평> 장기수를 북으로 보내며


마음이 설레는 아침이다. 바로 오늘 아침 10시. 판문점에서 우리 민족사에 영원히 남을 드라마가 펼쳐진다.

꽁꽁 얼어붙은 너무나 긴 세월이었다. 그들이 차디찬 감옥에서 움츠리고 있던 30년, 40년이라는 세월 동안 우리는 솔직히 그들의 존재조차 몰랐다. 우리가 몸담고 사는 바로 이 사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사람들이 놀라고 부끄러워한 것도 최근의 일이다. 분단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맨몸으로 내던져진 그들이 시대의 야만이란 야만을 모조리 겪었을 것은 너무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죽음의 공포, 고문의 공포, 굶주림의 공포…. 그런 어둠의 터널을 지나오면서 그들의 수많은 동지들이 바로 곁에서 죽어갔고 그리고 그들은 백발과 병든 몸으로 살아남았다.

그토록 오랫동안 우리의 무시와 박해 아래 놓여 있던 그들은 오늘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남과 북 모든 동포 앞에 나선다. 분단선을 넘어 북녘으로 가는 63명의 장기수들. 그들 개개인의 감회도 말로 표현할 수 없겠지만 지켜보는 우리의 감격도 그에 못지 않다.

늙었다고 한다. 병들었다고도 한다. 그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 민족의 밝은 내일을 꿈꾸는 우리는 오랜 박해를 묵묵히 견디는 동안 그들 내부에 쌓인 경륜, 강인한 정신, 끈질긴 생명력에 적지 않은 기대를 걸어본다. 70을 넘긴 몸에 사람들의 기대를 모은다는 것은 어찌 보면 그들 삶의 뒤늦은 복이 아닐까 한다.

당신들이 희망하듯 남과 북의 관계 앞에 구불구불 펼쳐진 길의 안내자가 되시라. 당신들이 체득한 반인권에 대한 투혼을 남과 북 고루 나눠주시라. 당신들처럼 고난을 이겨내는 길을, 상처를 치유하는 길을 모든 동포에게 보여 주시라. 오늘 당신들이 걸어간 길이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통행 길이 될 날을 고대하며 당신들의 평안함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