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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제네바 소식> ⑤ 제51차 유엔인권위원회 모니터3 장기수, 국가보안법에 대한 지적 잇따라

51차 유엔인권위 네째주 회의 주요 쟁점들

김선명, 안학섭 씨 등 장기수 사례 재검토해야
케네디 인권재단 국보법과 장기수 문제 발언

세째주에 이어 2월 21일에도 한국의 국가보안법과 장기수에 대한 발언이 이어져 한국인권문제가 여전히 국제인권단체의 주요 관심사임이 드러났다.

로버트 케네디 인권재단의 제임스 실크(James Silk)씨는 “국가안보를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이 불법구금과 고문등 많은 인권침해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며 중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한국을 세번째로 거명했다. 그는 “한국은 문민정부가 들어선지 2년이 지났는데도 북한에 공감을 표하는 행동이 당국에 의해 국보법 혐의로 범죄화되어 자의적으로 구속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남한의 법집행 관리들이 국보법을 적용하여 여전히 국제법에 보장된 활동과 비폭력적인 정치적 반대자를 처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국보법 위반으로 기소되었던 전 양심수이자 87년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 수상자인 김근태씨가 여전히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박탈당하고 있다. 더 나아가 감옥에서 40년 이상 복역중인 김선명 씨와 안학섭 씨 등 60세 이상의 고령자 약 40명이 과거 정권 하에서 국보법으로 기소되어 여전히 감옥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과거 군사정권 하에서 이들 구속자에 대한 처우와 사법부의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을 고려할 때 이들의 사례를 재검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한국은 국보법 하에서 계속되는 구속사례 때문에 여전히 긴급한 관심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장기수 김선명 씨 홍보물 관심 불러 일으켜

민가협에서 제작한 김선명 씨 석방 영문 홍보물이 인권위 참석자들 사이에서 조용한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영삼 대통령 앞으로 보내는 호소엽서가 첫날인 20일 모두 동이 난 것은 물론 인권위 회의장 입구에 진열된 홍보물을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이유로 감옥에 갇히게 되었느냐”며 44년째라는 말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표시했다. 유럽의 한 외교관은 홍보물을 읽고 나서 “이것이 사실이라면 매우 충격적이다. 이번 회기에서 이에 대한 결의안을 준비한 것이 있냐”며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냈다.


발전권 결의안 논란 속에 다수결 통과
서방국가 대다수 반대 한국은 ‘고심’끝에 찬성

지난 24일 오후, 표결없이 합의에 의해 순조롭게 진행되던 결의안 채택이 발전권(Rights to Development)에 이르러 약 1시간동안 논란 끝에 다수결로 통과되었다. 나라마다 찬반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지명투표에 들어갔는데 투표결과 찬성 36, 반대 15, 기권1, 불참석1. 제3세계 대륙을 대변하여 결의안을 소개한 인도네시아 대표는 “발전권에 관한 선언의 실현을 항구적으로 모니터 하는 제도설립을 향해 실무분과가 노력해 온 것을 환영한다”면서 “이러한 실무분과의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의미에서 투표 없이 합의로 결의안이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표전 의사표명에서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 10여개 서방국가들은 사전 약속을 한듯 연이어 투표보다는 합의로 결의안을 채택하자고 제안하여 한때 결의안 통과가 불투명해지기도 했다. 게다가 일본과 영국 등은 “결의안의 자구가 매우 편향적이며 국제경제질서에 대해 왜곡된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며 “만약 이런 결의안이 다수결에 의해 통과되면 결의안의 효력발생에 많은 지장을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서유럽과 미국, 일본 그리고 러시아를 포함한 동유럽 국가 모두가 반대를 한 반면 아프리카의 말라위(불참)을 제외하고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대륙의 모든 국가들이 찬성하여 남북간의 입장차이를 확연하게 드러냈다. 그러나 예상 밖으로 기권을 한 호주와 찬성을 한 한국의 투표결과를 두고 일부에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분분했다. 유엔 인권센터의 한 관계자는 자신은 결의안의 내용에 찬성하지만 ‘과연 서방국가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결의안이 과연 현실적으로 어떤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며 앞으로 실무분과의 운영이 순탄치 못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제네바-이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