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롯데·스위스 호텔, 협상 난항

'고소·해고 철회' 문제가 협상 걸림돌

스위스그랜드호텔 노조(위원장 이성종)와 호텔롯데 노조(위원장 정주억)가 파업에 들어간지 70여 일이 지나면서 파업 중 발생한 고소․고발, 해고 문제가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로 새롭게 떠올라 타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6월 29일 있었던 호텔 롯데 폭력 진압을 계기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도 없었던 파업 사태는 7월 중순 협상이 재개되자 타결 국면에 들어선 듯이 보였다. 게다가 지난 8월 3일 힐튼호텔 노사 협상 타결은 나머지 호텔의 협상타결도 멀지 않았다는 희망을 노동계에 준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파업을 시작할 때의 주요쟁점들이 그 후 노사간 협상에서 거의 접근돼가고 있는데도 파업 과정에서 일어났던 고소․고발과 해고의 철회 여부가 새롭게 핵심적인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협상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애초 호텔 3사 파업에 공통된 주요 쟁점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업무 과부하를 해결하기 위한 적정 노동 인력의 확보 그리고 △회사가 원천적으로 가져가는 봉사료를 노동자에게 일정하게 환수시키는 원칙의 확립 등이었다.

지난 8월 3일 일단 타결을 본 힐튼의 경우 △대리급 이상 및 연봉 계약직의 노조가입 전면허용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원칙에 합의하는 한편 사 측이 파업 기간 중에 있었던 모든 고소․고발을 취하하고 이후 생길 수 있는 인사상의 불이익도 방지했다. 힐튼 노동조합 김상준 위원장은 "힐튼의 경우, 작년에 이미 비정규직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며 봉사료 문제 등 임금 협상은 아직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지만 타결에 이른 것이다.

롯데와 스위스의 경우도 7월 18일 이후 진행된 협상에서 타협안의 구도가 어느 정도 잡히는 데까지 왔다. 그러나 새롭게 대두된 구속자와 해고자 문제가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번 장기 파업으로 롯데는 정직원인 노조 간부를 포함 63명이, 스위스는 19명의 연봉계약 직원이 해고됐다. 구속자도 롯데는 3명, 스위스는 5명에 달한다. 이런 상황인지라 노조는 사 측에 고소․고발을 취하해줄 것과 해고자 복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물론 사 측은 "그것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 협상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스위스 노동조합 백은영 조사통계 부장은 "IMF 체제이후 조합원의 1/3이 줄어든 상황에서 조합원이 더 줄게된다면 노조 약화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며 "사 측이 협상에 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활동적인 노조원들을 해고하여 노조를 무너뜨리려 한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런 와중에 스위스에서는 14일 새벽, 수배중임에도 협상타결을 위해 노조사무실에 온 이성종 위원장이 체포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 위원장은 업무방해 혐의로 서부경찰서에 구속되어 있는 상태다.

대형 호텔들의 장기 파업사태. 이것을 푸는 최소한의 열쇠가 파업과정에서 발생한 고소․고발과 해고의 철회에 있다는 의미에서 노동계의 비상한 관심이 이 문제 위에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