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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논평> 메이데이여 오라


세계노동절이 다시 돌아왔다. 8시간 노동 요구에 총탄과 곤봉세례를 받았던 노동자들. 그들의 넋이 아로새긴 '공정하고 유리한 노동조건 속에서 마음놓고 일할 권리(세계인권선언 제23조)'를 21세기 노동현장에서 확인하러 왔다. 그러나 최근 노동현장에선 섬뜩한 '반 권리선언'이 선포되고 있다.

"일할 수 있는 것에 감지덕지할 의무를 갖는다. 노동조건은 '경영상의 이유'에 따라 결정된다. 일터를 잃지 않도록 보호받을 권리란 노동자의 '집단이기주의'를 부추기는 환상이므로 초기에 산산조각 나야 한다. 고용불안, 임금삭감, 빈부격차는 일에 대한 대가이다.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노동조합을 만들고 참여할 권리는 어용노조의 생존을 위협하는 독버섯이다."

실업의 악몽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중이 전체 취업자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들은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적은 임금과 기본적인 복지 혜택의 박탈을 강요당한다. 자본가들은 사표를 강요한 후 선심이나 베풀 듯 비정규직으로 다시 채용하는 수법을 남발하고 있다. 여기에 세계 7위의 장시간 노동시간이 보태지니 산업재해의 증가는 당연한 귀결이다.

이런 노동조건을 바꿔보겠다는 노조활동은 숨쉴 공간이 없다. '해외매각 반대'를 요구하며 농성 중인 대우자동차 노조에 경찰력을 투입해 간부를 연행해 간 것은 그 대표적 예이다. 불법파업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검찰총장의 '준비된' 발표가 뒤를 잇고, '집단이기주의'의 매타작도 빠지지 않는다.

정부는 법 제도적인 개선책을 늘어놓지만, 사실상 현장은 무법지대다. 노동위원회의 반복된 결정에도 불구하고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의 복직을 거부하고 있는 포스코, 복수노조를 인정하라는 부산지법의 가처분결정은 무시된 채 어용노조의 폭력에 방치된 신선대․우암부두 노동자들이 바로 그 증인들이다. "노조 대의원 간접선거는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도 어용노조의 폭력과 철도청의 부당징계로부터 철도노동자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오늘 있을 110주년 노동절 대회에서 5월말 총파업 투쟁 돌입을 선언한다고 한다. <인권하루소식>에 매일 밀려드는 노동현장의 상황들, 노동자들의 '권리'를 회칠하고 '반 권리선언'을 의기양양 드러내고 있는 현실은 이런 선언의 정당성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노동자들은 반 권리선언을 불태울 벼락처럼, 정부의 고막을 찢을 천둥처럼 메이데이가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인간다운 노동의 권리를 움 틔울 비처럼 메이데이여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