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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여자는 가라

43세 이상 여사원 무더기 용도폐기


(주)삼부커뮤닉스(사장 김락현)가 43살이 넘은 생산직 여사원 70명을 무더기로 해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해고자들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1월 17일 핸드폰부품을 조립하던 생산직 여사원 70명을 별관 4층으로 불러모아 사퇴를 종용했다. 경영이 어려워 5층 생산라인을 중국으로 이전하게 됐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에 여사원들이 사전예고조차 없던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사측은 "지금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실업급여를 줄 수 없다"며 이들을 위협했다는 것이다. 결국 70여명의 여사원들은 '구조조정으로 인한 사직'이란 이유가 적힌 사직서에 모두 서명하고 말았다.

그러나 중국으로 이사를 간다던 회사는 이들을 해고한 후 50여명의 계약직 직원을 채용했으며, 스피커 생산라인을 새로 개설하는 등 오히려 생산규모를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해고당한 여사원들이 사측에 부당해고에 맞서 적극적인 투쟁에 나섰다. 이들은 1월 25일 사측에 사직서철회신청서를 제출하는 한편, 2월 8일과 3월 18일 각각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노동부관악지방사무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서와 고소장을 제출했다. 또한 지난주부터는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회사 앞에서 원직복직을 요구하는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전국여성노동조합의 이정자 서울 지부장은 "삼부커뮤닉스 해고사태는 단순한 해고가 아니라 여성노동자의 현재 위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지부장은 "대부분의 회사들이 여성노동자들을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전환시키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윤을 챙기고 있다"며 "이는 여성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하락시키고, 심각한 고용불안 상태를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2000. 4. 8 '삼부커뮤닉스 해고노동자들을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