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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네팔노동자 피난처에서 연행돼

‘명동성당 농성’ 약속 안 지켜져 부산서 탈출


지난 1월 명동성당에서 외국인산업연수생 제도의 폐지를 요구하며 농성했던 네팔인 산업연수생 지반 버자가이(22)씨가 20일 서울출입국관리소 직원 8명에게 연행되었다.

「외국인노동자피난처」 김재오 소장에 따르면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은 오전 9시경 피난처에 전화를 해 ‘조사를 하고 싶다’며 피난처 방문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한시간 후 피난처에 도착한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은 일방적으로 연행을 시도, 12시경 15분 정도의 몸싸움 끝에 지반 씨를 연행했다.

이에 대해 이시진(서울출입국관리소 조사 2과) 과장은 “우리는 불법취업 노동자에 대한 업무수행을 했을 뿐이며 사전에 설명과 설득을 통해 적법한 절차를 밟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소장은 “당시 외국인노동자 피난처에는 지반 씨 외에도 다수의 불법체류외국인노동자가 있었으나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은 그들을 연행하지 않았다. 이는 정부가 명동성당에서 농성했던 특정 외국인노동자에 대해 보복성 연행을 한 것임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명동농성 지반 씨만 연행

연행직전 김소장은 최의정(법무부 체류심사과) 과장과 전화통화에서 “지반 씨는 재배치된 회사에서 농성해산시 정부가 약속했던 여권본인소지와 잔업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권을 전혀 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탈했던 만큼, 정부에게 재취업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과장은 “사업장을 이탈한 것이 사실인 만큼 강제출국은 불가피하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반 씨는 농성직후 부산에 있는 ‘서진레벨’이라는 회사에 재배치 받아 일을 해왔다. 그러나 회사는 한달에 하루밖에 휴일을 주지하지 않았고, 명동성당 농성 때 돌려주었던 여권도 압류했다. 지반 씨는 지난 3월 16일 회사를 이탈하여 피난처로 도움을 재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농성 때 약속 안 지켜

이번 사태는 무엇보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피난처에 공권력이 투입되었다는 것에 대해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김재오 전도사는 “법이 약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상태에서 그들이 피난할 수 있는 곳은 단 한곳이라도 존재해야만 하고 이것은 인간사회의 최소한의 양심과 정의를 보존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24일 여권압류와 임금간접지급을 이유로 회사를 나와 외국인노동자피난처에 피신 중이던 나라바즈 푸엘(26)씨는 11일 네팔로 출국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