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삼성해고노동자 14일째 단식

노조건설에 보복 해고, 농성·복직·해고·농성 10년

“내가 죽든 문제가 해결되든 둘 중에 하나다.”

삼성그룹 해고노동자 김용희(40․전해투 조직국장) 씨가 삼성측에 복직이행을 요구하며 14일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사무실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 씨는 지난 5월에도 삼성본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인바 있으나 16일째 되던 날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돼, 2개월간 구금된 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82년 삼성시계에 프레스공으로 입사한 김 씨는 91년 노조결성을 시도하다 해고됐고, 94년 1년간 복직됐으나 곧 대기발령됐다. 당시 삼성측은 대기발령 기간 3년이 지난 98년 3월에는 복직시키겠다는 약속을 했으나 지금까지 김 씨를 복직시키지 않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위원장 김재열 신부)는 “김 씨의 복직이 삼성의 약속대로 하루속히 이루어져, 지난 10년간 받은 온갖 고통이 사라지고 김 씨가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들 급식비도 못 줘

김 씨는 노조설립을 준비하던 91년 3월 여사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했고 그날 바로 해고됐다. 이후 여사원은 회사측의 사주를 받았다고 밝혔으나 김 씨는 복직되지 못했다.

해고의 억울함을 주장하는 김 씨에 대해 회사측은 고향에서 농사를 짓던 김 씨의 아버지까지 찾아가 “쥐도 새도 모르게 아들을 죽일 수 있다”는 협박을 해왔다. 결국 아버지는 김 씨가 해고당한 그해 10월 유서만을 남긴 채 사라져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줄기찬 복직요구에 김 씨는 94년 한차례 복직되기도 했다. 하지만 회사는 곧 그를 대기발령시켰고 이에 그는 지금까지 회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아내는 병들어 누었고, 그는 98년부터 지금까지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어떻게 사느냐고 물을 때 대답하기가 가장 힘들다는 김 씨는 “해고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던 큰애가 지금은 고등학생인데 급식비도 챙겨주지 못하고 있다”며 찹찹한 심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