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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제네바소식> ⑥ 인터뷰 : 로라 조이스(남아공 대표)

'코소보의 인권침해에 대한 결의안' 통과는 국가별 정치적 지형도에 따라 이미 예상된 결과였다. '인권'을 논의하는 위원회라 할지라도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우선되는 것은 피해갈 수 없는 듯 하다. 한편 국제정치에서 도덕적 권위를 행사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기권 의사 표명은 신선한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여기서 1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표부의 로라 조이스 씨를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한다.

= 이번 결의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결정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우리는 당연히 알바니아계 코소보 주민들에 대한 인종청소를 비난한다. 남아공의 역사적 경험을 통해 우리는 그 비참함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토의 군사행동이 전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대량 난민을 양산하고 있다는 점도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나토의 군사행동이 계속될 경우, 난민들이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기란 더욱 어려워진다. 더구나 초대받지 않은 타국의 영토에 무력으로 침입했다는 것은 국제법상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 입장은 명확하다. 우선 밀로소비치 정부와 나토 모두 즉각 무력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평화유지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또한 안타깝다.

실은 밀로소비치 유고 대통령이 최근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에게 전화를 해 개입을 요청했다. 이에 만델라는 대통령 선거(6월 초)를 앞두고 차기 대통령이 될 사람을 위해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야 할 시기라 감히 국제 문제에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개입 요청을 거절했다. 하지만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에 국제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는 바를 그냥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과거 만델라 대통령이 미국,카다피 문제, 인도네시아,동티모르 문제 등 뿌리깊은 갈등을 중간에서 조정했던 경험이 기대를 갖게 한다는 점도 알고 있다. 따라서 다음 주 경에 예정돼 있는 만델라 대통령의 러시아․중국 방문 시 이 문제에 대해 깊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