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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말레이시아, ‘보안법’ 철폐 시위

인권운동가 등 백여명 연행


최근 들어 말레이시아에서는 평화적인 집회의 참가자들을 대거 연행하는 등 공권력의 횡포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지난 17일 말레이시아 인권운동가 라엔드라 드브라이 씨와 스테파니 바스티암 씨가 마하티르 총리의 사임을 촉구하는 평화적인 집회 중 연행됐다. 이날 집회에선 이들 외에도 만 여명의 참석자 중 132명 가량이 더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이 이들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때리고, 밟는 등 심한 폭력을 행사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나 경찰은 이들에 대한 치료 제공마저 거부해 비난을 사고 있다.

국가보안법 위반을 이유로 한 구금 또한 계속되고 있다. 최근 국가보안법 위반 수감자들 중 14명이 풀려났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내 새로운 정치적 반대 그룹인 짐(Jemmah Islah Malaysia)의 대표 하지 씨를 비롯해 많은 사람이 여전히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금돼 있다.

한편 말레이시아 사법당국은 지난 14일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에 대해 그동안 국내외 비판의 표적이 돼온 보안법 위반 혐의를 취소하고 부패 및 호모행위 혐의를 새로 적용해 일반감옥에 재수감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국민들은 이러한 당국의 조치가 오는 11월 17일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가보안법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판을 피하기 위한 눈속임에 불과한 것이라 말하고 있다. 이에 지난 18일에도 콸라룸푸르 중심가에선 대규모 ‘보안법 철폐’ 집회가 열렸다.

이와 관련, 아시아인권위원회는 성명서를 발표, 말레이시아 정부에 △안와르 이브라힘을 포함한 모든 국가보안법 관련 구속자의 즉각 석방 △유엔 인권기준에 위배되는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촉구했다. 또 평화적 집회에 대한 경찰의 폭력 행사를 강력히 규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