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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차별에 맞서 하나로

동성애 모임, 전국적 협의체 구성


우리사회의 소수자인 동성애자들이 전국적인 단일 조직을 결성했다.

지난 27일 전국 23개 주요 동성애자 단체 회원 2백여명은 종묘공원에서 집회를 갖고, '한국동성애자단체협의회(한동협)'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번 협의체는 지난 5월 30일 동성애 전문잡지 <버디> 주최로 열린 '전국 동성애자 대표회의'에서 합의된 뒤 이날 발족에 이르렀다.

대학동성애자 인권연합, 천리안 이반모임 <퀴어넷>, 동성애 전문잡지 <버디>, 한국여성동성애자 인권모임 <끼리끼리> 등의 여러 동성애 단체가 참가한 이번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조직화의 길을 걷기 시작한 한국 동성애자 운동은 나름의 성장을 거듭해 오늘날 수많은 동성애자 단체들의 결성을 이끌어 냈지만, 사회의 시각은 아직도 우리를 에이즈의 근원으로 왜곡하는 등 부당한 차별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동협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변태적 성행위로의 억압적 규정을 거부하고 동성애에 대한 몰지각한 이해를 계몽하기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동협은 이날 성명을 통해 △동성애자들의 성적지향성을 부정하는 모든 의학적, 법률적, 교육적 관행의 중지 △언론의 동성애자에 대한 반인권적 보도관행에 대한 반성과 진정한 민주적 언론으로서의 위상 확립 △에이즈를 동성애자만의 질병으로 매도하는 정부의 비과학적 홍보 중지와 전국민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 △동성애 인권운동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한 교육기회 제공 등을 촉구했다.

한편, 27일 집회에는 동성애자에 대한 보수적 시각을 갖고 있는 종교계에서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현직 목사이고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의 상임대표인 전우섭 목사는 "내가 이 집회에 참가함으로써 목사직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면서도 "동성애자들과 같은 성적소수자들과의 연대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동성애자들에게 "앞으로도 자신감을 잃지 말고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