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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누구는 통근, 누구는 밤샘

IS 혐의자 수사, 부당관행 되풀이


경찰의 부당한 수사관행이 시정되지 않고 있다.

최근 검찰이 권영해 전 안기부장 등의 자해사건 이후 '밤샘수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고위직 피의자들에 대해 '통근 수사'를 실시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경찰에서는 여전히 밤샘수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밤샘수사는 법원에서도 그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반인권적 관행이다.

지난 7일 밤 국제사회주의자그룹(IS)관련 혐의로 연행된 주수영(27·덕성여대 92학번) 씨는 새벽 5시까지 수사를 받고 단 두 시간만 취침한 것으로 확인됐다<관련기사 5월 8일자>.

8일 오전 주수영 씨를 면회한 가족에 따르면, 경찰은 주 씨에게 "몸이 아프니까 2시간이라도 재워주는 것으로 알라"고 말했다고 한다. 주 씨는 2주전 다리에 골절상을 입어 무릎까지 기브스를 한 상태에 있다. 이같은 면회 내용에 따르면, 남영동 대공분실로 연행된 나머지 피의자들도 밤샘수사를 받았을 가능성이 짙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경찰은 7일 밤 10시경 IS 관련 혐의로 서울시립대생 다섯명을 연행한 뒤, 이들이 소속해 있는 '언론협의회' 동아리방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과정에서도 과도하게 공권력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립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밤 10시 30분경 학생회관으로 들어온 전경들이 수색영장과 관계없는 동아리 사무실도 뒤지고, 건물 내에 있던 학생들을 무조건 1층으로 내몬 뒤,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위협하는 등 강압행위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7일 밤 남영동으로 연행된 사람외에 유영미, 김동철 씨(부부)가 역시 IS 관련 혐의로 홍제동 대공분실에 구금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또 조영재(28) 씨는 8일 새벽 5시경 자취방에서 연행됐으나, 가족들에게 소재가 통보되지 않고 있다. 조 씨의 연행과정을 목격한 강 아무개 씨는 "보안4과 소속이라는 형사 5명이 조 씨에게 IS 관련혐의가 있다며 그를 연행해 갔고, 행선지는 홍제동으로 밝혔다"고 말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확인된 연행자는 박종호, 주수영, 박효근, 문명주(서울시립대 행정 91), 류민희(시립대 행정 95), 한규환(시립대 국사 92), 한은솔(시립대 국사 93), 이정원(시립대 환경원예 94, 이상 남영동), 유영미, 김동철(이상 홍제동), 조영재 씨 등 11명이며, 최소 13명에서 15명이 연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주수영 씨의 가족은 "경찰이 체포영장과 함께 가져온 종이에 모두 15명의 명단이 올라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