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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평화’ 짓밟는 ‘국민의 경찰’

한총련, “초등생 프락치 발견” 주장

한총련 대의원대회를 무산시키려는 정부의 대응이 폭력일변도로 치닫는 양상이다.

현재 한총련은 6기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거듭 평화집회 방침을 천명하고 있지만, 대회장소인 대구에서는 경찰의 과잉대응과 폭력행사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대구MBC에 따르면, 경찰은 12일 대구시내 대구백화점 앞에서 평화적으로 시위를 진행하던 대학생들을 연행하기 위해 곤봉을 휘두르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또한 그 과정에서 경찰의 폭력에 항의하던 시민 한준봉(41) 씨가 경찰에 연행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또한 한총련에 따르면, 지난 11일 경북대에선 깡패로 보이는 청년 7명이 술에 취한 채 학교 안으로 들어와 난동을 부렸다고 한다. 한총련은 "경찰의 불심검문으로 인해 경북대생들도 학생증없이 들어오기 어려운 상황인데 어떻게 이 청년들이 들어오게 됐는지 의아하다"며 "이는 폭력배를 동원해 학내에서 폭력사태를 유발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한총련은 "경찰이 △지나가는 버스를 세워 신분증이 없는 사람을 무조건 하차시키고 △불심검문시 여학생의 손목을 잡거나 가슴부위를 손가락으로 찔렀으며 △불법불심검문에 불응하는 학생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남녀 연인이 지나갈 때 불심검문을 핑계로 농을 거는 등 불법과잉대응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총련은 또 "지난 10일 백혈병으로 사망한 이상헌(영남대 철학과 90학번) 군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가슴에 검은 리본을 착용한 학생이 경찰에게 얼굴을 구타당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총련, "대회강행 않겠다"

한총련은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며, 거듭 평화집회 의사를 확인했다. 한총련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대의원대회를 평화적으로 치르겠다"며 "오는 15일 자정까지 김대중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표명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한 △평화적 개최보장 △연행학생 석방 △이적단체 규정철회 △김대중 대통령 면담 또는 답변을 요구하며, 13일부터 15일까지 명동성당과 영남대, 경북대 등 각지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한총련은 "현 정부가 끝까지 평화적 대의원대회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대의원대회를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앞서 대구지역 28개 사회단체는 11일 공동성명을 발표해 "여러 차례 발표된 한총련 기자회견과 현재 학생들의 태도로 볼 때, 어느 때 보다도 평화적인 대회를 치르겠다는 의지가 뚜렷한데 이를 애써 무시하고 검문에 의한 불법연행과 무리한 법집행을 한다는 것은 독재정권과 다를바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한총련은 13일 기자회견에서 "대의원대회 장소로 예정됐던 영남대에서 '초등학생 프락치'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한총련에 따르면, 지난 9일 이후 3일 동안 학생회관을 서성이다가 영남대 학생의 가방을 뒤지던 초등학생이 발견됐으며, 이 초등학생의 가방에서는 디스켓 3장과 유인물 다수가 발견됐다고 한다. 이들은 초등학생으로부터 "어떤 아저씨가 행사장에 가서 자료나 유인물을 수집하라고 했고, 학교에 들어가기 싫다고 하면 그 아저씨가 때린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