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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사회적 소수집단의 ‘표현의 자유’에 관한 토론회>

“이제 동성애에 대해 이야기 하자”


25일 오후 6시 이화여자대학교 가정관 319호실. 30여 명의 젊은이들이 진지한 자세로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고 있다. 작품은 학교 내의 동성애교육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그것은 기본(It's elementry)」. 지난 19일 개최가 무산됐던 제1회 서울 큐어영화제의 상영예정작 가운데 하나였다.

화면에선 동성애를 주제로 선생님과 학생들 간의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초등학교 어린이부터 사춘기 중학생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의 의견은 천차만별이다. 선생님들은 특별히 무언가를 가르치려 하지 않고, 다만 아이들로부터 나오는 이야기들을 조심스레 정리해준다. 그리고 숱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 결론은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며, 차별은 부당하다”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었다.

텅빈 객석이 말해주듯 이날 상영장의 분위기는 무척 초라했다. 영화상영에 앞서 열린 ‘표현의 자유에 관한 토론회’ 패널로도 큐어영화제측 관계자와 독립영화단체 관계자 등 단 2명만이 참석했을 뿐이다. 그러나, 다수의 무관심 속에 어려운 싸움을 진행하는 가운데도 동성애자들의 의지는 굳건하다. 큐어영화제 준비위측은 이날 이화여대를 시작으로 10월초까지 각 대학별 영화상영과 토론회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토론회 발표자였던 서동진(큐어영화제 집행위원) 씨는 말했다. “영화제의 무산은 ‘사전심의’의 문제 이상의 것이다. 이제 물어보자. 동성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동성애자들의 표현을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 수 있을 것인지”